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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11월 들어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4221.8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외국인은 11월 4일부터 14일까지 전반적으로 매도 우위를 보였다. 특히 4일, 5일, 14일에는 순매도 규모가 각각 2조 원을 넘어 시장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 불안도 커졌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한국 주식에 부정적 시각을 가질 경우, 시장이 더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국 관련 ETF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나지 않았고, 국내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도 확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외국인 매도 원인..단기 차익 실현 성격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황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순매도는 단기 차익 실현 성격이 짙다"고 해석했다.
외국인은 지난 2주간 반도체, 기계, 조선, 방산 등 주도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그런데 해당 업종은 이익 전망이 개선되고 있어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단기적으로 RSI(상대강도지수)가 과열 구간에 진입해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만한 위치였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오히려 변수가 늘어난 게 매도를 자극했을 수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2월 10일 FOMC를 앞두고 있는데, 그동안 우세했던 금리 인하 전망이 최근 동결로 기울면서 통화완화 기대가 후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급준비금 감소와 단기 유동성 이슈로 시장 시선이 연준에 집중된 가운데, 전망 변화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불리한 재료가 된 셈이란 진단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부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2024 년 이후 국내 주가와 원달러 관계는 변했다"고 판단했다.
엔저 국면에서 일본 증시가 강한 것처럼, 원달러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주가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허재환 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는 달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너무 늘렸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원화가치 하락이 국내 증시에 호재는 아니다"라며 "반도체와 그 외 업종을 구분해서 보면, 원화가치가 하락할 때 외국인 투자가들은 반도체 이외 업종에 대해서는 매도우위를 보이는 경향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반도체 업종에 대해 외국인 투자가들은 원화 변동성보다 반도체 이익 전망 변화가 더 중요할 뿐, 여전히 원화가치 하락은 국내증시에 부정적이란 분석이다.
그래도 다행히 외국인 투자가들이 매도해도 국내 증시에 금융투자, 즉 ETF 자금으로 추정되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5 월~10 월까지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했지만, 현재 국내 증시의 안전판은 금융투자, 즉 ETF 자금이다. ETF 자금은 주가지수를 추종한다.
허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및 업종에 유리하다"며 "9~10 월동안 급등했던 반도체를 제외하면 건강관리과 은행 업종 등에 이러한 자금이 유입될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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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유진투자증권) |
◇ 변동성 구간 저가 매수 유효..AI 인프라 업종 주목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가 끝나면 불확실성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는 2019년과 2023년처럼 단기자금 조달 문제가 시장 전반을 흔드는 국면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은행이 재할인창구를 적극 이용하려는 조짐도 없다. 잠시 불안한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이번 구간을 잘 넘기면 시장은 다시 안정될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을 극단적인 위험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가격 부담이 완화된 업종을 선별해 저가 매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국면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고려해야 할 점은 금리 인하 사이클과 AI CapEx 사이클이 실제로 변곡점에 도달했는지 여부"라며 "그동안 시장을 지지해 온 주가 상승 요인은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와 주요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구축 및 클라우드 계약 확대를 기반으로 한 AI CapEx 투자 흐름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연준 위원들의 인플레이션 우려, AI 수익화 지연 및 공급 과잉 우려가 주가 조정으로 이어졌으나, 두 요인의 영향이 단기적으로 약해질 수는 있어도 추세 자체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셧다운으로 경제 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관세로 인한 단기 물가 상승 압력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나정환 연구원은 "AI CapEx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기업의 AI 전환 확산 추세가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테크 업계는 인력을 감원하고 AI로 전환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엑센츄어 1.1만명, 10월 아마존 1.4만명 감원 발표가 대표적이다.
Rockstar와 TripAdvisor 등 게임, 여행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 활용성이 확대되면서 AI 전환이 확대되고 있으며 동시에 2025년 7월 통과된 OBBB 법안으로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장비 등 미국 적격 투자 자산에 대한 CapEx가 비용 공제 처리가 가능하다.
나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AI 투자 부담이 완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따라서 AI 인프라 업종인 반도체와 원전, 전력기기 관련 산업의 주가 조정 시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