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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웅진그룹이 국내 상조업계 1위 기업인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추진하면서 윤석금 회장의 과거 인수합병(M&A) 행보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웅진은 특수목적회사(SPC) '더블유제이라이프'를 통해 VIG파트너스로부터 프리드라이프 지분 99.77%를 883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웅진 측은 교육·출판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방문판매망과 상조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윤 회장의 과거 M&A 이력이 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회장은 지난 1987년 ▲동일산업(현 웅진식품) 인수를 시작으로 ▲코리아나화장품 ▲웅진코웨이 ▲웅진에너지 ▲극동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2010년 웅진그룹은 자산 9조원, 매출 6조원 규모로 재계 40위권에 진입했으나, 무리한 차입 기반의 외형 확장 전략은 결국 그룹의 위기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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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웅진은 지난 2007년 극동건설을 6600억원에 인수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분양 증가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으며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인수 자금의 차입 비중이 높아 이자 부담이 가중되었고, 그룹 차원에서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정상화에 실패, 2012년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법정관리 졸업 후 윤 회장은 2019년 웅진코웨이를 1조6800억원에 재인수했으나, 인수금융과 전환사채 등 외부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단기 유동성 부담이 커져 1년도 채 되지 않아 넷마블에 재매각했다.
당시 웅진의 부채비율은 900%를 넘어섰고, 코웨이 인수 기대감에 상승했던 주가는 재매각 소식에 급락했다.
이번 프리드라이프 인수 역시 차입금 중심의 무리한 인수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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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드라이프 캡쳐) |
웅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414%, 현금성 자산은 490억원 수준이다. 인수 금액 8830억원은 지난해 그룹 연매출 1조81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인수 자금 중 약 6000억원은 DB증권·우리은행 등을 통한 인수금융, 1000억원은 웅진씽크빅의 신용보강을 받은 영구채 발행으로 조달하며, 나머지 1830억원은 자산담보대출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웅진이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 비용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차입금에 평균 6%대 금리가 적용될 경우, 영구채 이자와 기존 웅진의 이자 비용을 포함해 연간 총 788억원 가량의 이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웅진그룹 전체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수준이며, 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의 80%에 해당한다.
다만 웅진 측은 이번 M&A가 과거 인수합병과 달리 SPC를 활용해 인수 주체를 분리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모회사가 직접 차입 부담을 안는 방식보다 재무 리스크를 일부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손실을 SPC 차원에서 처리할 수 있어 그룹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계열사 웅진씽크빅이 영구채 신용보강에 참여하면서 재무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웅진그룹 측은 "프리드라이프 인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와 장기적인 계열사 시너지를 위한 결정"이라며 "재무 구조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영구채와 인수금융 등 다양한 조달 수단을 조합했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