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수요'·풍선효과 우려에 코로나기 50% 감액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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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은행.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증시 활황을 타고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수요가 마이너스통장으로 몰리자 5대 시중은행이 이틀 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빗장을 일제히 걸었다.
금융당국의 자율관리 주문이 떨어진 지 하루 만에 은행마다 한도 제한, 만기 감액, 접수 차단 카드를 꺼내면서 차주가 돈을 빌릴 통로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 5월 가계대출 9조3000억 급증…'빚투'가 마통으로 몰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늘었다.
4월 증가폭(3조5000억원)의 약 3배 규모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증가세를 끌어올린 것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었다. 기타대출은 5조3000억원 늘며 4월 2조원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증가 규모는 부동산·주식 투자 열풍이 거셌던 2021년 8월(7조9000억원)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신용대출만 떼어 보면 4월 9000억원 감소에서 5월 3조4000억원 증가로 급반등했다. 이 가운데 마이너스통장 증가액이 2조6000억원에 달했다.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2조원을 넘어섰다. 승인 한도 가운데 아직 쓰이지 않은 잠재 대출이 55조원에 이르러 언제든 추가로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이 쌓여 있는 상태다.
금융위는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불어나자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고, 관리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사를 매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회의에서 "5월 가정의 달 자금수요와 주식시장 영향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로 출회된 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며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확대될 수 있고, 신용대출 변동성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전 금융권이 선제적인 가계대출 자율관리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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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은행 대출 창구에 한 시민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당국 주문 하루 만에…5대 은행 일제히 빗장
당국의 주문이 나온 직후 5대 은행은 신용대출 문턱을 높였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통장자동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연봉과 무관하게 5000만원으로 묶는다. 일반 신용대출 최대 한도는 1억원으로 조정된다. 서민금융상품과 정책성 대출 등 일부 상품에는 별도 기준이 적용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연소득 범위 내에서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일반 신용대출은 최대 1억원, 마이너스통장은 최대 5000만원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한시 적용 종료 시점이나 재검토 기준은 별도로 정해진 바가 없다"며 "향후 운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12일부터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소득과 관계없이 1억원으로 제한했다. 마이너스통장 만기 연장 때 미사용 한도를 감액하는 조치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상품 특성에 따라 일부 예외를 허용했지만, 이런 예외 조항을 없애고 규정대로 감액을 이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향후 신용대출 추이를 점검해 추가 조치 시행 여부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신용대출 선제적 관리방안'을 시행한다. 대면·비대면 신용대출을 합산한 일별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넘으면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막는다.
약정금액 3000만원을 초과하는 마이너스통장 중 약정기간과 만기 직전 3개월 한도사용률이 10% 미만인 계좌는 만기 연기 시 한도를 최대 20% 줄인다. 서민금융대출과 상생대환대출 등 금융취약계층 지원 상품은 접수 제한에서 빠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며 "실수요 고객의 금융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고 '포용금융 2.0 ON(溫)' 프로젝트에 맞춰 금융취약계층 지원은 중단 없이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대환) 상품 접수를 중단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핀다, 토스, 뱅크샐러드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용대출 신청도 받지 않기로 했다. 영업점 창구에서는 신규와 갈아타기 모두 접수가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증가 상황과 관련해 논의한 내용을 기반으로 이뤄진 조치"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씩 줄인다. 우대금리가 깎이면 실제 대출금리 하단이 올라가는 효과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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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설치된 ATM기기에서 시민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막차 수요'·풍선효과 우려…코로나기 50% 감액 재연되나
은행들이 동시에 빗장을 걸면서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 미리 한도를 확보하려는 '막차 수요'가 변수로 떠올랐다.
우리·하나은행이 한도를 이미 조인 가운데 KB국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5000만원 제한이 16일 시행을 앞두고 있어, 그전에 신청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에서 막힌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도 우려된다. 은행마다 제한 방식과 시행일이 달라, 한도가 막힌 차주가 아직 여력이 남은 다른 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은 추가 조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코로나19 당시처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절반까지 줄이는 강수가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는 금융정책국장 주재로 금감원, 5대 은행, 관리목표 미준수 금융사 등이 참석하는 점검회의를 매주 열어 관리계획 이행 상황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5대 은행은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지켜보며 추가 규제 도입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