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전력반도체]⑦‘손 안의 AI 혁명’ 온디바이스 AI, 숨은 공신은 ‘전력반도체’였다

박남숙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9 08: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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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1호 컴퓨터보다 10만 배 강력한 스마트폰, 24시간 AI 구동의 비밀
초당 수십조 연산하는 NPU와 전압 제어하는 PMIC의 완벽한 하모니
효율 95% 장벽 깨는 GaN·SiC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가 미래 AI 성능 좌우

글로벌 기술 혁명의 새로운 국면으로 에너지 효율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력반도체가 전기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가 정보의 저장과 연산을 담당하는 것과 달리, 전력반도체는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조절함으로써 시스템 전반의 작동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모빌리티, 에너지 인프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전기를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력이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척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전력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관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알파경제>는 전력반도체 시리즈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스마트폰 Face ID 작동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얼굴 스캔 → 3D 맵핑 → NPU 분석 → 잠금 해제 과정을 0.001초 타임라인으로 표현. (사진=디시오 제공)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패러다임이 ‘하드웨어 스펙 경쟁’에서 ‘온디바이스(On-device) AI’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클라우드(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AI 연산을 처리하는 이 기술은 사용자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떠 얼굴로 잠금을 해제하는 순간부터, 밤새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순간까지 우리 손안에서는 초당 수십조 번의 ‘AI 연산 전쟁’이 벌어진다.

하지만, 강력한 AI 기능 뒤에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폭발적인 전력 소비와 발열’이다.

스마트폰이라는 제한된 배터리 용량 안에서 AI를 24시간 내내 안전하게 구동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 신경망처리장치(NPU)와 함께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하는 ‘전력반도체(PMIC)’가 있다. 

 

주요 스마트폰 칩의 AI 성능 비교 막대 그래프. Snapdragon, A17 Pro, Exynos, Tensor의 초당 연산 능력을 TOPS 단위로 비교. (사진=디시오 제공)


◇ 0.001초의 기적, 스마트폰 속 AI의 하루

스마트폰의 중앙 처리 장치인 AP(Application Processor)는 이제 단순한 계산기를 넘어섰다.

CPU, GPU는 물론이고 AI 연산만을 전담하는 NPU(신 신경망처리장치)가 탑재되면서 스마트폰은 ‘걸어 다니는 AI 슈퍼컴퓨터’가 됐다.

실제로 최신 스마트폰 AP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AI 연산 능력을 자랑한다. 이런 막강한 NPU 덕분에 일상 속 복잡한 기능들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실시간으로 처리된다.

Face ID 잠금 해제: 적외선 센서가 투사한 3만 개의 점을 NPU가 0.001초 만에 분석해 사용자를 인증한다. 일반 CPU를 사용할 경우 10초 이상 걸릴 작업을 NPU가 수만 배 빠르게 단축한 결과다.

2단계 지능형 음성 인식: "헤이 시리", "하이 빅스비"를 인식할 때 폰은 항상 깨어있다. 대기 상태에서는 극소량의 전력(0.001W)만 쓰는 'Always-On Detection' 모드로 특정 단어 패턴만 감지하다가, 명령어가 입력되는 순간 NPU 전체를 가동(Full Recognition)하는 2단계 시스템을 구축해 배터리 방전을 막는다.

AI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0.1초 동안 AI는 장면을 인식하고, 각기 다른 노출로 최대 9장의 사진을 찍어 노이즈를 제거하고 디테일을 합성한다. 특히 빛이 부족한 '야간 모드'에서는 AI의 디테일 복원 딥러닝 기술이 사진 품질의 50% 이상을 결정한다. 

 

스마트폰이 여러 네트워크 중 AI로 최적을 선택하는 과정. 5G 타워, 4G 타워, WiFi 공유기가 있고, AI가 신호 강도, 속도, 배터리를 고려해 결정하는 흐름도. (사진=디시오 제공)

 

◇ AI 폭주 막는 ‘진짜 영웅’, 전력반도체(PMIC)

초당 수십조 번의 연산을 수행하는 NPU와 고화질 카메라, 5G 통신망 등은 모두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비한다.

특히 AI 야간 모드 촬영이나 실시간 번역 같은 고부하 작업 시 전력 소비량은 일반적인 상황의 10배 이상 치솟으며 치명적인 발열을 동반한다.

이를 제어하지 못하면 기기가 멈추거나 배터리가 수 시간 내에 방전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구원투수가 바로 PMIC(전력관리반도체)를 비롯한 전력반도체들이다.

스마트폰 한 대 내부에는 통상 10개 이상의 전력반도체가 탑재되어 시스템의 ‘에너지 관제탑’ 역할을 수행한다.


미래 스마트폰 AI 기능들을 보여주는 콘셉트 이미지. AR 번역, 건강 모니터링, 사진 복원 등을 미래지향적 UI로 표현.

(사진=디시오 제공)

◇ 미래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과제…'전력의 벽'을 넘어라

오는 2027년 이후 가동될 미래의 스마트폰 AI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완벽히 이식한 '나만의 오프라인 비서', '실시간 AR 글래스 연동 번역', 'AI 실시간 건강 징후 모니터링' 등 진정한 하이엔드 서비스를 예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 NPU 성능은 현재보다 10배 이상 향상된 '1,000 TOPS(초당 1천조 번 연산)'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 온디바이스 AI의 성패가 연산 속도 그 자체보다 '단위 전력당 연산 효율'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AI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전력 소비와 발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모바일 산업의 기술 패권은 아래의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초미세 공정의 한계 돌파: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3nm를 넘어 2nm, 1nm AP 제조 공정 도입.

▲화합물 전력반도체(GaN/SiC)의 전면 도입: 전력 변환 효율을 98% 이상으로 끌어올려 단 1%의 전력 낭비도 허용하지 않는 시스템 구축.

▲새로운 배터리 소재 개발: 에너지 밀도를 2배 이상 높이고 충전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등의 상용화.

윤용필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결론적으로 스마트폰 속 AI 혁명의 본질은 '에너지 제어 기술'”이라면서 “초당 수십조 번의 연산을 지휘하는 NPU가 AI의 '두뇌'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0.1V 단위의 전력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전력반도체는 AI의 '심장과 혈관'”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8회차 예고
다음 편에서는 손안의 미학을 넘어, 이제는 '거대한 괴물'들의 전장으로 향합니다. 스마트폰 수백만 대를 합친 것보다 더 거대한 AI 연산이 휘몰아치는 곳, ‘데이터센터와 AI 전력반도체의 진가’ 편이 이어집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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