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투기보다 일본 경제 실력 저하 반영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6-01-19 1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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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의하면 일본 당국이 엔화 약세를 투기적 현상으로 규정하며 환율 개입을 시사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일본 경제의 구조적 약화를 반영한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카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해 12월 일본은행 금융정책 결정회의 후 엔화 하락에 대해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대응을 취한다"며 환율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엔화 약세의 주요 원인을 투기보다는 '실수의 엔화 매도'로 분석하고 있다. 미쓰비시 UFJ 모건 스탠리 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는 "실수의 리얼 머니와 관련된 국제 자금 흐름이야말로 엔화 약세 압력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외 투기자들의 엔 포지션은 현재 과매도 상태이지만, 지난해 가을까지는 오히려 과매수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는 투기자들이 엔화 하락을 주도했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증거다.

일본의 정책금리는 0.75% 수준으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지난해 11월 2.9%)을 하회해 실질 마이너스 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행 관계자는 이를 "군을 제치고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경제의 성장력 저하가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추산한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0%대 중반에 그치고 있어, 기업과 가계 모두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후쿠오카 파이낸셜 그룹의 사사키 유우는 "2026년에도 대외 직접투자에 관련된 엔화 매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들도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새로운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시행 2년차인 2025년 주요 증권사 10곳을 통한 개인투자자 구매액은 12조 6000억엔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인기를 끈 투자신탁은 저비용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인덱스형이었다.

서비스 무역에서도 일본의 경쟁력 저하가 뚜렷하다. 미국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등으로 발생하는 디지털 적자는 2019년도 4조엔 미만에서 2024년도 7조엔 수준으로 5년 만에 75% 증가했다.

우에노의 추산에 따르면 무역수지를 결제통화별로 구분할 경우, 달러 결제분의 적자는 여전히 엔 결제분 흑자를 웃도는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 개입의 효과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최근 투기자들의 엔화 과매도 상황으로 개입 효과가 나타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2024년 여름 개입이 성공한 배경에는 투기자들의 엔화 매도 포지션이 부풀어 오른 상황에서 과감한 엔화 매수를 실시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달러 확보를 위해 엔화를 매도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다수 존재해 엔화 매수 개입이 오히려 엔화 매도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방지를 위해서는 환율 개입이라는 대증요법보다 일본 경제의 성장력을 높이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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