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가계부채 관리 명분 틈타 대출금리 도미노 인상…이자수익으로 배불리나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10-09 09: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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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대출금리를 연이어 인상하면서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은 10월 들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올렸다.

은행들은 지난 7월 이후 20여 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은행권은 가계의 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위한 목적으로 일부 대출 상품의 금리를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것이라는 은행들의 주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규 대출 억제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함께 증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29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9조4000억원) 대비 4000억원(1.4%) 증가한 수치다.

특히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는 은행의 이자 장사에 힘입어 올 3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8% 증가한 4조 797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라는 명분 아래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08%로, 7월(4.06%)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은행권의 금리 인상이 당국이 바란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 역시 알파경제에 "이복현 원장이 비판한 것은 은행들이 연초부터 지금까지 계획대로 관리하지 않고, 신규 대출이 늘어나자 손쉽게 금리만 올리는 식으로 관리한 행태"라며 "이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할 사항"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내리더라도 올해 가계부채 관리 목표가 명확해진 만큼, 대출금리 인하는 내년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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