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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카카오가 최근 단행한 대규모 업데이트 '빅뱅'이 이용자들의 혹평을 받는 가운데, 이를 주도한 홍민혁 최고제품책임자(CPO)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내부 직원의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주장에는 일방적인 업무 방식 강요와 과도한 초과 근무, 특정 출신 인사에 대한 특혜 의혹 등이 담겨 있어 사실 여부에 따라 심각한 내홍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부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게시글에 따르면 지난 3월 홍 CPO가 부임한 이후 토스(Toss)의 조직 운영 방식을 무리하게 이식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내부 갈등이 누적돼 왔다고 한다.
작성자는 CPO 조직에 한해 토스식 직급 체계를 도입하고 주 업무 도구를 슬랙(Slack)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타 조직과의 소통이 단절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사 문제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졌다. 작성자에 따르면 채용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토스 출신 인력에게만은 파격적인 대우를 보장하며 영입이 이뤄졌고, 정작 기존 직원들의 연봉 인상률은 삭감돼 내부적 박탈감이 커졌다고 한다.
일부는 기술 면접을 피하려 다른 직군으로 입사한 뒤 전환하는 '편법 채용'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갈등은 '빅뱅'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폭발했다고 작성자는 설명했다. 홍 CPO가 매주 무리한 수준의 기능 출시를 압박해 개발자들이 상시적인 야근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가 노동부에 '특별 연장근로'를 신청해 주 60시간 근무를 인가받았으나, 이마저 초과하는 직원이 속출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이 과정에서 실무진들이 기능의 문제점과 사용성 테스트(UT)의 부정적 결과에 대해 수차례 우려를 전달했지만 경영진에 의해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출시된 '빅뱅' 업데이트는 결국 이용자들로부터 "오히려 불편해졌다"는 등 전국적인 조롱과 비판의 대상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업데이트 직전 신규 기능 관련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자, 회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포렌식 조사를 시도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회사는 '동의하지 않으면 사내 시스템 접속을 차단하겠다'고 통보했으나, 카카오 노동조합의 반발과 여론 악화로 일주일 만에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