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위 '책임 떠넘기기'에…李 정부 '금융지주 부패 척결' 무력화 위기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9 08: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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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위원장, 관행적 회의로 일관하며 책임 회피
대통령 측근 이찬진 원장만 '나 홀로 총대' 멘 형국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jpg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인 '금융지주 부패 이너서클 척결'이 금융당국 간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만이 홀로 실질적인 총대를 메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9월,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은행연합회 회장단을 소집해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은행장들과 만찬 자리를 갖고 생산적·포용 금융 확대와 환율 안정을 위한 은행권의 역할을 주문했다.

금융위원장이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 후 만찬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22년 9월 김주현 전 위원장 이후 3년여 만이다.

그러나 금융권 내부에서는 이억원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를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 평가절하하고 있다.

척결의 대상인 지주 회장들을 한자리에 모아 자발적인 쇄신을 촉구하는 것은 사실상 면죄부를 주거나 대응 시간을 벌어주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의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이억원 위원장이 특유의 안정 지향적 태도로 일관하며 실효성 있는 압박을 회피하고 있다"며 "금융위가 정책적 결단이나 강경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채 회의만 반복하는 사이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측근인 이찬진 금감원장은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해 BNK금융지주 등 부패 의혹이 짙은 곳을 대상으로 전격적인 검사에 착수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금융지주의 '참호 구축' 문화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인적 쇄신 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상급 기관인 금융위의 정책적 뒷받침이 결여된 상태에서 금감원 단독 검사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와 같이 전임 정권 인사들과 관료 인맥이 얽혀 있는 곳에서는 금융위의 미온적 태도를 틈타 조직적인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지난 정권의 혜택을 입은 BNK금융지주를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대주주인 롯데그룹과 국민연금을 동원해 주주총회에서 실질적인 교체를 이끌어내겠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보내는 상황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의사 진행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정작 관료 출신들이 장악하여 견고한 이너서클을 형성한 우리금융 등에는 칼날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국회와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이억원 위원장이 관료 선후배 관계가 얽힌 지주사들에 대해 유독 소극적이다"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치호 경제평론가이자 행정학 박사는 "결국 대통령의 복심인 이찬진 원장이 현장에서 '악역'을 자처하며 분투하고 있음에도, 이억원 위원장의 금융위가 책임을 전가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함에 따라 이재명 정부의 금융 개혁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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