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계약' 논란 겹쳐 3거래일 만에 주가 48.5% 하락·시총 13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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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코스닥 '황제주'로 불리던 삼천당제약 주가가 최고가 경신 열흘도 안 돼 반토막 났다.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직후 불거진 대표이사의 대규모 지분 매각 계획과, 파트너사를 비공개한 해외 라이선스 계약 논란이 연이어 터지며 시장 내 짙은 불신을 초래했다.
◇ 3거래일만에 13조5000억원 증발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천당제약 주가는 지난달 30일 장중 128만 4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비만·당뇨 치료제 제네릭 개발 기대감에 연초 대비 급등하며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코스닥 시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곧바로 꺾였다. 주가 급락을 촉발한 결정적 계기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바로 당일 장 마감 후 발표된 미국 라이선스 계약 공시였다.
마일스톤 1억 달러(약 1509억원)를 수령하는 구조였으나, 시장 기대를 밑도는 계약 규모와 이례적인 수익 배분 구조로 인해 계약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게다가 계약 상대방이 비공개된 데다, '제품 상업화가 불가능할 경우 파트너사가 90일 전 통보를 통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건부 조항이 부각되며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해당 계약에는 삼천당제약 역시 파트너사가 예상 매출의 50%를 2년 연속 달성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방어 조항도 포함됐다.
하지만 계약 대상이 '깜깜이'인 상태에서 위축된 투심은 이를 일방적인 악재로 해석했다.
여기에 같은 날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작전주' 논란은 폭락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그 결과 주가는 지난달 31일 하한가(82만9000원)를 기록한 데 이어 2일까지 3거래일 만에 48.5% 폭락했다.
이는 종가 기준 최고가(118만4000원)의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은 수치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만 13조5000억원에 달했으며, 코스닥 시총 순위는 4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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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천당제약) |
◇ 2500억원 블록딜에 쏠린 의구심
투자자들의 불신을 가중한 핵심 요인은 전인석 대표의 지분 매각 공시였다.
앞서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보유 주식 26만5700주(약 2500억원 규모)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다. 코스닥 1위 등극 나흘 만의 일이었다.
전 대표는 주주 서한을 통해 "해당 매각은 전액 개인에게 부과된 세금 납부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직후 예고했던 '중대한 소식'이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된 불투명한 계약으로 확인되면서 거센 역풍을 맞았다.
온라인상에 주가 조작 수사 요청 글이 퍼지자, 삼천당제약은 블로거 고발과 증권사 애널리스트 고소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전 대표는 "시장의 일시적인 오해가 당사가 이미 확보한 15조원의 압도적 가치를 결코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1일 정식 공시 누락을 이유로 삼천당제약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지난 2월 6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영업실적 전망을 정식 공시 없이 보도자료로만 배포한 것이 사유였다. 최종 지정 여부는 오는 23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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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23차례 미확정 공시 이력… R&D 역량까지 도마 위로
시장의 불신이 깊어진 데는 회사의 과거 공시 이력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천당제약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먹는 인슐린 투자 유치설 등으로 미확정 해명 공시를 23차례나 반복해 왔다.
파트너사 비공개 관행 역시 도마에 올랐다. 2019년 이후 체결한 9건의 주요 계약 중 5건의 상대방이 비공개 처리되었으며, 이번 미국 계약 역시 명시되지 않았다.
연구개발(R&D) 역량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전체 직원 426명 중 R&D 인력은 35명, 박사급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주가 고평가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시장은 회사의 잇따른 공시를 하나의 거대한 '성장 서사'로 받아들였다.
시가총액이 27조원에 달했던 지난달 30일 기준, 삼천당제약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318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시가총액이 연간 매출의 116배, 영업이익의 3176배에 달하는 비정상적인 수치다. 이는 시장이 회사의 미래 기대치를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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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 (사진=삼천당제약) |
◇ 벼랑 끝 결국 블록딜 철회
위기감이 고조되자 결국 전 대표는 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2500억원 규모의 블록딜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주가가 공시 당시 처분 단가(94만1000원)를 밑돌고 시장의 신뢰가 크게 무너진 데 따른 수습 조치다.
향후 사태를 좌우할 주요 변수는 금융당국의 제재와 조사 향방이다.
당장 오는 23일로 예정된 불성실공시법인 최종 지정 여부가 관건이며, 부과 벌점이 8점 이상일 경우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의 움직임도 핵심 뇌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천당제약 주가 변동성 사안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지난달 31일 300억원 이상 주가조작 사건에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양형 기준을 강화한 직후라는 점이 당국의 행보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삼천당제약은 공시 체계 개편과 기술력의 실적 입증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블록딜 철회 선언이 돌아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지 엄중한 시험대에 올랐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