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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회계기준원) |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한국회계기준원(KAI)의 차기 원장 공모 계획이 내부 갈등으로 인해 불투명해졌습니다.
당초 이달 중으로 제10대 원장 후보 공모를 시작해 오는 11월까지 차기 원장을 선임하려던 회계기준원의 계획은 원장추천위원회(원추위) 내부의 이견으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인데요.
한국회계기준원장 선임과 관련, 삼성생명 일탈 회계 등 외부 개입설까지 솔솔 흘러나오는 분위기입니다. <2025년 10월 3일자 [현장] ‘삼성생명법’ 논란 여전, 승계와 맞물린 '일탈 회계' 의혹 참고기사>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회계기준원은 작년 '현직 원장의 임기 종료 3개월 전까지 차기 원장을 회원총회에 추천한다'는 원추위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이는 통상 임기 개시 2개월 전에 이뤄지던 기존 공모 시기보다 앞당겨진 것입니다. 현 이한상 회계기준원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로, 새로운 규정에 따라 공모 절차를 조기에 진행하려는 움직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원추위 내부에서는 이런 조기 공모 시기에 대한 이의 제기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 2일 예정되었던 원추위 회의는 공모 기준 등을 논의하려 했으나, 시기 조율에 실패하며 사실상 파행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내홍은 차기 원장 선임 절차의 원활한 진행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급기야 한국회계기준원은 13일 원장 후보 공모 절차를 재개해달라고 원장추천위원회에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문제는 원장추천위원회의 공모 지연과 관련, 외부 개입설이 제기되고 있다는 겁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알파경제에 “(원추위) 중단 지연시키는 건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인사 후 이들 기관 출신이 발탁돼 회계기준원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일탈 회계를 예외적으로 장시간 지속 적용해온 것을 중단하고, 국제회계기준을 정상적으로 적용하게 될 것인지가 보험계약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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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한국회계기준원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의 지분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 변경을 오는 11월 추진할 예정이었습니다.
학계에서는 국내 최대 보험사의 회계를 국제기준에 맞춰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금융당국에서 이미 허용한 내용을 바꾸는 건 시장 혼란을 더 키울 뿐이라는 반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차기 한국회계기준원장의 성향이나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구조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2025년 8월 19일자 [분석] ‘삼성생명법’ 논란 재점화…”이재용 경영권 승계 도구로 금산분리 위반” 참고기사>
현재 채이배 전 국회의원, 박권추 전 금융감독원 회계전문심의위원, 정석우 고려대 교수 등이 회계기준원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회계사 출신 국회 정무위원회 활동을 했던 채이배 전 의원을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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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일각에서는 채이배 전 의원의 경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했고, 재벌 대기업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인물로 삼성생명법도 이끌었기에 삼성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심지어 이번 한국회계기준원장 선임 논란과 관련 “삼성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남근 의원은 “회계기준원이 본연의 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원장 선임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만약 이를 바로 잡지 않는다면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의 진상을 밝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