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4901 JP), 미국 최대급 바이오의약품 공장 개소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09-26 18:45:25
  • -
  • +
  • 인쇄
(사진=후지필름 홈페이지)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후지필름이 미국에서 최대급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거점을 가동하며 글로벌 의약품 제조 수탁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6일 전했다.


후지필름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홀리 스프링스에서 새로운 바이오의약품 공장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제약회사로부터 생산을 수탁받는 거점으로는 미국 내 최대급 규모가 될 전망이다.

공개된 신공장은 동서로 나뉜 건물 구조로 설계됐다. 동쪽 건물에는 의약품 배양과 세포 증식용 영양 공급에 사용되는 크고 작은 탱크 약 200기가 설치돼 연내 가동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서쪽 건물에서도 2028년 가동을 목표로 동등한 생산 설비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3층 높이에 걸쳐 설치된 배양 탱크 16기는 2028년까지 연간 최대 5000만 회분의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다 츠네히사 이사는 "의약품 대기업의 블록버스터(매출액 10억 달러 이상 의약품)를 양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후지필름은 이번 신공장에 총 32억 달러(약 4800억 엔)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2025년 가동 예정인 8기 탱크는 이미 매진 상태로, 미국 리제론 제약과 10년간 30억 달러, 존슨앤드존슨과 10년간 2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추가 투자분인 8기 탱크 중 4기 상당분도 벨기에 바이오 제약회사 아르제닉스 등 고객이 확정된 상황이다.

강력한 수요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의약품 생산 국내 회귀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을 중요 물자로 분류한 미국 정부는 생산 기지의 국내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전 행정부 하에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논의가 진행되면서 제약 대기업들은 중국계 수탁회사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의약품에 대한 대폭적인 관세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제약 대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체제 확충이 가속화되고 있다.

후지필름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재처럼 표면화되기 이전부터 미국 진출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핵심 분야인 '항체 의약품' 개발·제조 수탁(CDMO) 영역에서 경쟁사인 스위스 론자나 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앞서 미국에 거점을 구축한 것이다.

바이오 제약 공장은 설립에 5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론자는 2024년 스위스 로슈 그룹으로부터 미국 내 제약 공장을 12억 달러에 인수했지만 설비 갱신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 역시 생산 거점이 한국에 집중돼 있어 후지필름이 당분간 선행자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에서 미세화 등으로 생산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TSMC 같은 수탁 생산 기업 없이는 산업이 성립할 수 없게 된 것처럼, 후지필름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제조회사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회사는 2011년 진출 이후 누적 1조 엔 이상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후지필름의 고토 테이이치 사장은 오래전부터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TSMC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객사와 기술 동향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치열한 글로벌 투자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주요기사

소프트뱅크G(9984 JP), 일본 시총 2위 등극2025.09.26
도요타(7203 JP) ‘우븐 시티’ 본격 가동...세계 최초 도시규모 자율주행 실험장2025.09.26
스미토모화학(4005 JP), 미국 반도체 재료 생산 확대2025.09.26
네비우스그룹(NBIS.N) 엔비디아와 MS가 선택한 기업..추가 계약 가능성 존재2025.09.26
"美 증시, 반도체 사이클 단기 에너지 소진"2025.09.26
뉴스댓글 >

건강이 보이는 대표 K Medical 뉴스

HEADLINE

PHOTO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