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특화 LLM으로 미·중 추격…소프트뱅크·NTT ‘소형 모델’ 전략 가속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10-23 09: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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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TT 제공)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기반 기술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이 ‘일본어 특화’ 전략으로 일본 자국산화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전했다.


소프트뱅크와 NTT를 중심으로 독자 학습 데이터 구축과 소형 LLM 실용화를 서두르며, 미·중 기업이 독점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틈새를 노리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5년도 중 자사가 주도한 일본어 대화 데이터 세트를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 조사회사 마크로밀 등과 공동으로 구축 중인 이번 프로젝트는 약 3만 명이 참여해 9000시간에 달하는 대화 데이터를 수집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시도다. 

 

고객 상담·잡담 등 2600종의 실제 대화가 포함돼 있으며, 정부의 AI 개발 지원 프로그램 ‘GENIAC’의 지원을 받고 있다.

소프트뱅크 차세대기술개발본부 후쿠치 타케유키 부장은 “일본어 데이터 세트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국산 AI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생성 AI 시장은 미국의 오픈AI와 구글, 중국의 바이두와 알리바바가 주도한다.
 

일본 기업들도 10여 개의 LLM을 개발 중이지만, 파라미터(모델 규모) 기준으로는 소프트뱅크조차 오픈AI ‘ChatGPT’의 약 1/2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일본 기업들은 범용 모델 경쟁 대신 ‘한정된 산업·언어 영역’에 초점을 맞춘 소형 LLM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KPMG 일본법인의 홋타 토모유키 파트너는 “범용 LLM 시장은 상위 기업이 대부분의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면서 “지역·업종 특화형 AI에서 일본 기업의 사업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는 올가을 소형 LLM ‘Sarashina mini(사라시나 미니)’를 출시한다. 대형 모델의 핵심 데이터를 압축 이식해 크기는 10분의 1 수준이지만, 추론력은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금융·제약 대기업 5곳과 공동 연구 중이며, 각 업계의 특수한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반영해 산업별 맞춤형 AI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NTT도 이달부터 ‘tsuzumi(츠즈미)2’를 상용화했다. 약 300억 개 파라미터 규모의 모델로, GPU 1개만으로 작동 가능한 경량화가 특징이다.
 

NTT 시마다 아키라 사장은 “정부와 기업이 기밀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시대”라며 “기밀성과 안정성을 확보한 ‘순국산 LLM’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LLM 개발은 의료·금융·지자체 등 폐쇄된 환경에서의 활용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NTT와 소프트뱅크 외에도 라쿠텐은 개인 맞춤형 AI 응답 기능을, NEC는 폐쇄망에서의 고속 추론 기술을 각각 개발 중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일본의 문화·언어·보안 기준에 맞는 AI”라는 점을 내세워 신뢰성과 사용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GENIAC’를 비롯해 AI 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내수 중심에 머무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홋타 KPMG 파트너는 “글로벌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고, 개발 지속에는 상당한 인내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책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경쟁력을 잃은 전례도 적지 않다.
 

AI가 모든 산업을 재편하는 시점에서 일본 기업들이 기술·자본 양면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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