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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시세이도)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시세이도(資生堂)가 미국 브랜드 부진 여파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1일 전했다.
이 회사는 2025년 12월기 연결 순손익(국제회계기준)이 520억엔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기존 60억엔 흑자 예상에서 대폭 하향 조정된 수치다. 전기(2024년)의 108억엔 적자에 이어 2기 연속 적자가 된다.
적자 확대의 주된 요인은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드렁크 엘리펀트(Drunk Elephant)’의 부진이다. 2019년 약 900억엔에 인수한 이 브랜드는 초기에는 ‘클린 뷰티’ 트렌드를 타고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신흥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및 2024년 생산 차질로 판매가 급감했다. 그 결과, 이번 결산에서 468억엔 규모의 감손 손실을 계상했다.
미국 사업의 핵심 영업이익은 2024년 12월기에 2억엔으로 전년 대비 98% 급감했고, 2025년 1~9월기에도 75억엔 적자로 악화됐다.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9650억엔, 본업 수익을 나타내는 핵심 영업이익은 365억엔으로 유지됐다.
후지와라 켄타로 사장은 이날 결산 설명회에서 “이번 하향 수정은 무겁게 받아들이며,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과 수익성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세이도가 M&A 후 브랜드 육성에 실패했고, 그룹 내 시너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시세이도는 과거에도 인수 브랜드 감손 사례가 잇따랐다. 2010년 인수한 ‘베어 에센셜’은 2013년과 2017년에 걸쳐 총 약 1000억엔 이상 감손을 기록했고, 2016년 인수한 ‘로라 메르시에’ 등과 함께 2021년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매각대금의 일부가 회수 불능으로 남아, 2024년에도 128억엔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았다.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40세 이상 직원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싱가포르 연구시설을 폐쇄할 예정이다. 구조개혁 효과는 2026년 12월기까지 핵심 영업이익 기준 700억엔 이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세이도는 이날 2030년까지의 새 중기경영계획도 발표했다. 일본 본사가 중심이 되어 브랜드 전략과 투자 결정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스킨케어·자외선 차단제 등 제품군별 전략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한다. 브랜드별 중복 투자를 줄이고, 연구개발과 마케팅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0년 12월기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2~5%, 핵심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시장의 시선은 냉담하다. 최근 몇 년간 실적 전망을 연달아 하향 조정한 데다, 지배구조와 전략 실행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2018년 주가가 상장 이래 최고가인 9250엔까지 올랐던 시세이도는 현재 2000엔대 초반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시세이도가 과거의 M&A 실패를 교훈 삼아 브랜드 재건과 신시장 개척을 동시에 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