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억제 외치는 한은, 직원엔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대출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7 09: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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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한국은행이 가계대출 증가 우려를 제기하며 금융기관의 대출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정작 자체 직원들에게는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자금대출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직원 112명에게 총 45억8000만원의 주택자금대출을 지원했다.

이는 1인당 평균 약 3800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로, 대출 금리는 연 3.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근속 1년 이상인 무주택 직원을 대상으로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주택자금대출을 제공해왔다.

주택 구입 자금 대출 시에는 최장 20년 원리금 분할 상환을, 전월세 자금 대출 시에는 계약 기간 만료 후 상환 조건을 적용하고 있다.

이같은 복지 혜택은 다른 유관 기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은 직원 주택자금대출 제도를 지난 2020년 폐지했다. 직원 복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중은행에도 한은과 같은 제도는 없는 상황이다.

법령상 은행원들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면 재직 중인 은행 대신 다른 은행을 찾아야 해 일반 고객들과 비슷한 금리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다.

한은 자체 주택자금대출의 금리는 시중 수준보다 상당히 낮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예금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연 4.2%로 한은 자체 대출보다 0.8%포인트 높았다.

한은 내부에서 받은 대출은 신용평가회사와 공유되지 않아 시중은행이 산출하는 신용평가액 통계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시중은행 대출 가능 금액이 1억원이라면 한은 직원들은 사내 복지 혜택으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그동안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거시건전성 관리 강화를 요구해왔다. 수도권 부동산으로만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타파하자며 구조개혁에도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한은 직원들을 위한 복지 제도는 이같은 정책 기조와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가계대출 변수 때문에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직원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로 무주택 실거주 조건을 요구해 갭투자용 대출을 차단한다"며 "은행연합회 공시 은행 주담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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