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증권, 대주주 양도세 완화로 정책 모멘텀 재부각

김혜실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1 05:00:20
  • -
  • +
  • 인쇄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함에 따라 이익 모멘텀 약화 우려에 더해, 기대보다 보수적인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이 나타나면서 증권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증권업종의 주가가 3일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검토에 나선다는 소식에 KRX 증권지수는 지난 9일 하루에만 7.2% 상승하기도 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 정부, 대주주 양도세 완화 검토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종목당 보유금액 10억원 이상’이라는 최초 개편안에 대해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7월 31일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자, 정부가 한 발 물러설 뜻을 비췄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주주 양도세 기준은 어떤 방향으로 결론을 내느냐’라는 질문에 "정부 정책이라는 것이 결정이 반드시 옳다고는 못한다"라며 "세법도 정부가 발표하면 국민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며 재검토 의지를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장 대표의 건의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주주 기준 구간을 세분화해 확정하는 방안도 점쳐지고 있다. 

자료: Quantiwise, 하나증권

◇ 정책 모멘텀에 따른 수급 개선 기대

기획재정부가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검토에 나선다는 소식에 KRX 증권지수는 지난 9일 당일에만 7.2%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대주주 양도세는 개인 투자자의 매매 심리를 위축시켜온 대표적인 규제였던 만큼, 완화 가능성만으로도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업종 전반에 빠르게 반영되었다. 특히 자사주 비중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가 상승은 단순히 양도세 완화 기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배당소득 분리과세(최고세율 25%) 법안 발의에 이어, 3차 상법개정안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까지 포함되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이후 하반기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나, 정책 변화는 수급 개선, 거래대금 증가, 증시 활성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실적' 보다 '정책 모멘텀'...주가 상승 여력 충분

증권업종 주가는 실적보다 정책 모멘텀에 좌우될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고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 외에도 발행어음·IMA 사업 인가,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면서 실적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 또한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STO 관련 정책들이 법제화되는 과정에서 토큰증권 시장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라고 말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증권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단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라며 "양호한 거래대금과 일회성 비용 축소 등으로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며, 과거와 달리 국내 주식투자자 수가 대폭 증가하여 투자자 친화적인 정책 기조는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우호적 정책이 이어질 경우 증시 상승이 지속되고 거래대금이 레벨업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주요기사

[현장] 이재용의 힘, 삼바 ‘일라이릴리’ 초대형 계약으로 증명되나2025.09.10
[현장] 재무위기 교보자산신탁, 불법 용역 동원 새벽 기습…법치 짓밟은 '무법 점거'2025.09.10
[분석] "항공주, 8월 국제선 여객수 역대 최대에도 3분기 실적 기대감 낮춰야"2025.09.10
[전망] 금 가격, 금리인하에 글로벌 금융 정책으로 상승 지속2025.09.10
[현장] KT, 무단 소액결제 사건…뒤늦게(?) KISA에 침해 사실 신고2025.09.09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