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이어 동양생명·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지난해 완전민영화를 달성한 데 이어 이번 포트폴리오 완성으로 종합금융으로서 재도약할 수 있게 됐다.
2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전날 동양생명·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지난해 8월 그룹 이사회에서 보험사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10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맺은 결실이다.
이로써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8월 초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통한 증권업 진출에 이어 보험업 진출까지 마무리하면서 은행·증권·보험 등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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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전경 |
◇ 동양생명·ABL생명 보험사 편입 완료
이번 편입으로 그룹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익기반 다각화, 고객층 확대,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등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동양생명·ABL생명은 긴 업력과 탄탄한 판매채널이 강점으로, 업계 대형급 수준의 고객·자산·이익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면 △자산 및 수익규모 증대 △비은행 비중 확대 등 재무구조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 동양생명·ABL생명 신용등급 상향, 우리금융지주·동양생명 주가상승 흐름 등을 보면 이러한 기대가 반영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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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이 그룹의 새 가족이 된 동양생명·ABL생명 직원에게 디지털 선도의 의미가 담긴 새로운 그룹 보조휘장을 달아주고 있다. |
◇ 9개월간 생명보험사 인수TFT 통해 체계적인 편입
우리금융은 지난해 9월 ‘생명보험회사 인수단 TFT’를 출범시켜 조직·인사·재무·리스크·IT 등 전 부문에 걸쳐 그룹 경영관리체계와 부합하도록 정비했다. 이와 동시에 향후 보험사 경영방향, 그룹 시너지전략 등을 수립하며 자회사 편입을 위한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그룹 임직원의 보험업 역량 제고를 위해 임종룡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이 △보험산업 △벤치마킹 사례 △보험업 법규 △회계제도 등 업무 전반에 걸친 교육을 이수하는 등 보험업에 대한 내부 이해도를 높였다.
자회사 편입 절차를 마무리한 임종룡 회장은 그룹의 새 가족이 된 동양생명·ABL생명 임직원들에게 손편지를 보내 "오랜 역사와 저력을 지닌 두 보험사의 전문성과 경험이 그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두 보험사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와 약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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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진동 동양생명 본사 전경. (사진=동양생명) |
◇ 자본관리·혁신상품 등으로 고객가치 최우선 보험사로 육성
우리금융그룹은 이번 보험 자회사 편입이 단순한 사업 확대를 넘어 우리금융의 미래 성장기반을 공고히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동양생명·ABL생명 두 보험사를 그룹의 비은행부문 핵심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방카슈랑스, 자산운용, 디지털 혁신, AI 대전환 등 다양한 분야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과 주주 모두를 위한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비전이다.
우선 외형성장보다는 자본건전성에 중점을 두고, 고객중심의 혁신적인 상품개발과 방카슈랑스·GA·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판매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보험심사와 지급절차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기술을 도입해 고객에게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헬스케어 및 요양서비스 등 신사업에 적극 진출하는 등 비금융 부문과의 연계를 통해 보험산업 내 새로운 성장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저출생·고령화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적 역할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은행·카드·증권·자산운용 등 그룹 자회사와 보험사 간의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그룹 공동상품 출시 △WM/CIB 부문 통합 서비스 등 차별화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너지 협업에 신속히 나설 계획이다.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이 2001년 4월 국내 최초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이후,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전 금융 포트폴리오를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다시 완성하게 됐다"라며 "지난해 3월 예보 잔여지분 매입·소각으로 완전민영화를 달성한 데 이어 1등금융그룹 재도약을 위한 여정에 큰 걸음을 내딛은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다각화된 수익기반 등 기대 요인 충분"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증권과 보험 자회사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면서 그룹 수익기반이 확충될 것이란 전망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이전보다 다각화된 수익기반 등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기존 은행·카드 등 자회사 중심으로 견조한 이익 체력을 확보하는 가운데 신규 편입된 비은행 자회사가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라서는 모습이 확인될 때 보다 높은 폭의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7월 보험 자회사 편입이 완료되면 3분기 연결이익 및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될 것이고, 이후 보험사 자산과 이익 성장은 RWA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아 CET1 관리 및 주주환원율 제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보험 자회사 편입 이후 계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와의 시너지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