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기아, 자율주행·로보틱스 드라이브...신사업 구체화

김혜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3 05: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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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 = 김혜실 기자]기아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 정체와 전기차(EV) 전환 속도 조절(캐즘)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파워트레인 전략과 신사업 확대를 골자로 한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HEV) 라인업 강화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시장 선점을 내세웠다. 2030년 중장기 판매 목표는 당초보다 6만대 적은 413만대로 하향 조정했으나, 원가 개선 노력 등을 통해 영업이익률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는 지역 맞춤형 전략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특히 2030년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49조원을 투자하고 이 중 40%인 21조원을 미래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고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아)
 
◇ 2030년까지 5년간 49조원 투자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9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5년간 전기차(EV),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에서 이뤄온 혁신 성과를 바탕으로 EV, HEV(하이브리드차), 자율주행, 로보틱스와 함께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아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5년간 49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동화,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21조원을 배정해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자료=기아, 하나증권

◇ EV 목표 낮추고 HEV로 채운다

우선 기아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기존 대비 1.4% 하향 조정한 413만대로 설정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와 보조금 종료 등을 고려해 2030년 EV 판매 목표를 기존보다 21% 낮춘 100만대로 조정했다.

대신 하이브리드(HEV)가 빈자리를 채운다. 기아는 HEV 판매 목표를 2030년 110만대로 기존 대비 11% 상향하고, 한국·인도·멕시코에 총 40만대 규모의 HEV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시장별로는 수요가 정체된 유럽 대신 성장세가 뚜렷한 인도(41만대)와 미국(102만대)의 목표치를 상향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명확히 했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BEV가 연평균 18% 성장하는 유럽은 EV2~5와 PBV, xHEV가 연평균 18% 성장하는 미국은 텔루라이드를 비롯한 RV와 HEV 차종 확대로 점유율을 넓혀갈 예정"이라며 "특히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II)은 원가 절감과 동시에 전동화 전환기 동안 내연기관 수요를 고수익성의 HEV로 흡수해 전사 수익성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기아, 하나증권

◇ SDV·자율주행 분야에서 '투트랙 전략'

미래차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기아는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센서 및 시스템 표준화를 조기에 달성, 개발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독자적인 데이터 학습 및 기술 내재화에 집중한다.

특히 표준화된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통일된 포맷으로 관리하는 데이터 유니온 전략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꾀한다. 다만, 연구 조직 재정렬과 인프라 보강을 위해 완전한 SDV 모델 및 레벨 2++ 자율주행 구현 시점은 2029년으로 기존 계획보다 다소 늦춰졌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와 같이 검증된 외부 협력을 통해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센서 및 시스템 표준화를 조기에 확보하여 양산 차량을 빠르게 시장 투입하고자 하는 계획"이라며 " 지난해 GM, 포드 등 주요 경쟁 업체들이 2028년 Lv3 출시를 밝힌 만큼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개발을 가속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외부 조달을 통해서는 경쟁사와 차별화가 제한적이기에 양질의 데이터 확보와 E2E 기술 내재화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독자 기술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표준화된 SDV 플랫폼과 센서 구조 위에서 데이터가 일관된 형태로 축적되고, 데이터 유니온을 통해 학습 범위와 속도가 확장되면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자동차 생산라인. (사진=기아)

◇  아틀라스 2.5만대 투입 확정...로보틱스 가속화

기아는 로보틱스와 PBV를 통한 신사업 가속화에도 나선다. 

2028년부터 미국 신설 법인(Robotics America, 가칭)을 통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양산을 시작한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현대차그룹 내 2만5000대 규모의 자체 수요를 바탕으로 2028년 미국 메타플랜트, 2029년 기아 조지아 공장에 부품 분류 및 물류 로봇을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2028년 아틀라스의 양산을 시작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생산 물량을 확대한다. 생산능력 목표가 3만대이고, 연도별 생산 계획은 미확정이다. 

아틀라스 투입은 파일럿 공장, 그룹 미국공장, 그룹 글로벌공장, 타OEM 판매 순이다. 공장 내 부품 분류에서 의장 공정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봇 유용성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온디바이스 컴퓨팅), 구글 딥마인드(AI 모델 공동 개발), BD(전체 시스템 설계/양산) 등 세 회사의 역할이 구분되어 있다"라며 "3개 회사간 IP 보유 및 비용 협상은 진행 중인데 신형 아틀라스 로봇은 원가 경쟁력을 핵심 설계 원칙으로 삼고, 현대차그룹의 공급망과 협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아 종목진단 (출처=초이스스탁)

◇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전략 구체화 긍정적

증권가에서는 이번 발표가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전략이 실행 로드맵으로 구체화돼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문에 대한 내용은 기발표된 단기/중장기 목표와 실행 전략 측면에서 큰 변동은 없고,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승의 촉매인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부문도 단순 비전에서 실행 로드맵으로 좀 더 구체화되었고, 현실성이 고려된 자율주행 투트랙 전략 및 그룹 내외부와의 협력 방안, 그리고 로봇 생산 전략에서의 업데이트 등이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기대한 자율주행과 BD와의 시너지 부문의 새로운 내용이 많지 않았지만, 각 사업 방향성은 올바르게 설정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이에 SDV,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의 사업 로드맵의 중간 성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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