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빵에 새겨진 선혈, '반복된 비극' SPC삼립 왜 이러나

김영택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0 14: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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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투자 1000억'의 무색함...구조적 결함과 오너 경영의 인식 부재가 낳은 인재(人災)
(사진=연하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경기 시흥시 삼립(前 SPC삼립 사명 변경) 시화공장에서 근로자 2명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사고는 10일 오전 12시 19분경 햄버거빵 생산 라인의 컨베이어의 센서 교체 작업 중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2026년 4월 10일자 또 SPC삼립 시화공장…'끼임 사망' 이어 근로자 2명 손가락 절단 참고기사>


지난 2022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안전 경영'을 선포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산업재해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2월 5일자 [현장] 李 대통령 질타 6개월 만에 또 불…SPC삼립,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참고기사>

단순히 근로자의 ‘부주의’를 넘어 이윤 극대화에 매몰된 구조적 결함, 생산 효율 우선시하는 경영진의 인식이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 ‘뼈아픈 기록’ 최근 5년간 삼립 주요 계열사 산재 현황

지난 5년간 삼립그룹의 산업재해 지표는 이 기업의 안전 관리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노동계의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 5년간 삼립 주요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월평균 신청 건수는 약 12~15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4월까지 총 997건의 산재 신청이 접수됐고, 이 중 926건이 승인됐다. 단순 계산시 산재 월평균 15.6건에 이른다.

주요 사고 유형은 ▲끼임(협착) ▲절단 ▲화상 ▲골절 등 기계에 신체가 끼이는 후진적 사고 비중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PC삼립 사망 사고는 ▲지난 2022년 평택 SPL(소스 혼합기) ▲2023년 성남 샤니(반죽 분할기) ▲2025년 시흥 SPC삼립(컨베이어) 등에서 발생했다.

2017년 대비 2021년 산재 승인 건수가 약 37배 급증했으며, 이는 노조 설립 후 뒤늦게 드러난 수치로 인해 산재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연합뉴스)

◇ 구조적 결함…왜 사고는 복사한 듯 반복되는가?

전문가들은 SPC의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로 3가지 구조적 문제를 꼽고 있다.

지난 2025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스파이럴 컨베이어 벨트는 도입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설비였다.

자동화가 미비한 상태에서 노동자가 직접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윤활유를 칠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위험 작업 시 2인 1조 배치는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생산 물량 압박으로 인해 단독 작업이 일상화됐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기계 정비나 청소 시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고 잠금장치를 해야 하지만, SPC 현장에서는 가동 중인 기계에 손을 대는 위험천만한 작업 방식이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삼립이 진정으로 산업재해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단순한 설비 교체를 넘어 '생산 속도'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알파경제에 “안전 수칙을 지키느라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을 용인하는 경영 문화, 그리고 사고 발생 시 오너가 무한 책임을 지는 구조적 변화 없이는 제빵공장의 비극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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