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 감세안 최종 통과 가능성 높아, 금융시장 안정 기대

박남숙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6 07: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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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요 정책 어젠다 중 하나인 감세안(OBBB, One Big BeautifulBill)이 하원 본회의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이번 감세안은 2017년 감세안(TCJA)의 연장 조치로, 법인세율(21%)은 유지되고 개인 최고소득세율(37%)은 영구화되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한 감세안은 하원에서 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통과했다.

 

의원들이 겉으로는 강경하게 반대했지만, 예산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감세안이 하원 예산위원회를 통과하는 과정을 보면, 하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사실상 굴복하는 분위기였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도 통과에 문제가 없는 수준의 반대표와 기권표가 나오는 정도였다.

 

법안 통과 이후, 카롤린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반대표를 던진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공화당, 켄터키주)과 워런 데이비슨 하원의원(공화당, 오하이오주)이 경선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원할 거라며 재차 압박했다. 

 

상원에서 법안이 수정되면 다시 하원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그 때 하원의 이탈표를 방지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다.

◇ 감세안 최종 통과 가능성 높아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감세안 연장의 쟁점은 감세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재정 적자(4조 달러 추정)를 어떻게 상쇄할지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지역 정치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하원 공화당 재정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복지 지출 삭감(메디케이드, 푸드스탬프 요건 강화), IRA 세액 공제 폐지 및 단계적 축소, 부채 상향 한도 등이 포함되었고, 지역 정치 이해관계를 충족하기 위해 주·지방세 공제 상한과 상속세 면제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이제 상원으로 이송하여 상원 예산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박혜란 연구원은 "얼마 남지 않은 TCJA 만료 시한과 내년 중간선거 등의 정치 이벤트를 고려한다면 입법이 좌초될 위험은 낮다"고 내다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도 "잡음은 있겠지만, 결국 트럼프-공화당의 일정대로 최종 통과될 확률이 높은 감세안"이라며 "상원은 하원을 통과한 법안을 새로 쓰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수정을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설정한 일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법안에는 향후 10년 동안 메디케이드 지출을 7922억 달러 삭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유권자들의 반발이 심하면 상원이 줄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큰 논란 없이 통과된 걸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프레이밍 전략이 통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김일혁 연구원은 "공화당 상원과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을 놓고 힘을 겨루는 모습은 보이겠지만,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최종 통과를 원하는 백악관의 바람보다 조금 늦을 수는 있어도, 재무부의 자금이 바닥나는 X-date이 오기 전인 8월까지는 감세안이 최종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출처=KB증권)

 

◇ 안정을 찾아가는 시장, 전략 변화 필요


KB증권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우려를 반영해서 급등하던 흐름이 잦아들었다.

 

여전히 채권시장의 불안은 크지만, 미국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AI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고, 관세 수입을 반영하면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규모 추정치가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채권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단기 과열 구간에 진입했던 주식은 국채 금리 상승을 핑계 삼아 열을 식히는 중"이라며 "성장주가 금리 상승 과정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았는데,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주식의 요구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성장주가 시장의 주도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 관점에서 주식의 과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관점에서 이번 감세안의 긍정적 기대 효과는 지난 2017년과 달리 크지 않다"며 "오히려 재정 우려로 채권시장의 불안을 자극하여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2~30년) 국채금리가 기술적 고점에 도달한 만큼 채권시장발 증시의 회복세가 꺾이는 위험은 제한적일 것이란 진단이다.

 

박혜란 연구원은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파월 의장이 지적하였듯 미국 장기 금리가 구조적으로 높아진 환경으로 진입했고, 이는 향후 주식 투자에 있어 전략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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