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은둔의 경영자' 이호진의 승부수…3개월간 호텔·화장품·제약 '쇼핑'

김영택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3 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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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전 회장 경영 일선 복귀 사전 작업 분석도
'신성장 동력' 평가 속 '승자의 저주' 우려 공존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전통적인 석유화학·섬유 기업인 태광산업이 투자 시장의 ‘포식자’로 돌변했다.


최근 반년 사이 이종 산업 기업들을 무서운 속도로 사들이더니, 급기야 조선업 인수전에도 명함을 내밀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자, 보수적이었던 태광의 경영 DNA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석달새 호텔·화장품·제약·쇼핑…조선업까지 눈독

최근 태광산업이 공시를 통해 밝힌 자산 인수 내역을 살펴보면 석유화학과 섬유라는 본업과는 거리가 먼 'B2C(소비자 중심)' 기업들이 주 타깃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명동의 4성급 호텔 '코트야드 메리어트'를 2500억원에 인수하면서 레저·관광 사업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달에는 생활용품 강자 '애경산업'을 4475억원(재무적 투자자 5:5 매칭 펀드, 태광 2237억원 부담)에 전격 인수하면서 뷰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2026년 2월 20일자 태광그룹, 애경산업 4475억원에 인수 합의...치약 리콜 사태로 가격 낮춰 참고기사>


이외에도 '정로환'으로 유명한 동성제약 인수를 위해 1600억원(유암코 컨소시엄과 5:5, 태광 800억원)을 투입, 바이오·헬스케어 영역까지 발을 뻗고 있다.

특히 몸값 5000억원대로 추산되는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본입찰에도 참여하며 중공업 분야로의 확장 의지까지 드러낸 상태다.

6개월 사이 확정된 투자액만 이미 5500억원을 넘어섰다.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사진=연합뉴스)


◇ 이호진 전 회장의 '광폭 행보'와 지배력 강화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이호진 전 회장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랜 사법 리스크를 뒤로하고 경영 복귀를 준비 중인 이 전 회장이 '뉴 태광'을 선언하며 공격적인 투자 지휘봉을 잡았다는 것이다.

태광산업은 지난 1일 주주서한을 통해 '공동대표 체제'를 공식화했다. <2026년 4월 2일자 태광산업, '공동대표 체제'로 승부수… B2C·바이오·조선까지 '광폭 행보' 참고기사>
기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대표와 신사업을 전담하는 대표를 분리해, 이 전 회장의 경영 구상을 현실화할 조직 개편까지 마친 셈이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알파경제에 "과거 내실 경영에만 치중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이 전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올인'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태광산업 정인철 대표(왼쪽)·이부의 대표 (사진=연합뉴스)

◇ '신성장 동력' 평가 속 '승자의 저주' 우려도 공존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 조달 능력이다.

태광산업은 전체 1조 5000억원의 투자 계획 중 상당 부분이 이미 소진됐거나 본업 재투자에 묶여 있다.

대광산업 역시 "가용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어 외부 조달을 모색 중"이라고 시인할 만큼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게다가 인수한 기업들의 경영 상황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경산업의 경우 실적 저하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상태이며, 동성제약은 현재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부실 기업이다.

케이조선은 조선업 특유의 높은 진입 장벽과 막대한 추가 투자비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이호진 전 회장의 광폭 행보가 부실 기업들을 떠안는 '승자의 저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이호진 전 회장이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제2의 창업'으로 기록될 지는 향후 외부 자금 조달의 성공 여부와 인수 기업들 간의 시너지 창출 능력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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