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트럼프 대통령의 EU와 애플 관세 위협의 의미, 리스크 관리 필요

박남숙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7 07: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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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EU 를 대상으로 50%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협상 진전 속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6월 1일부터 실시 계획을 밝혔다.

 

EU 는 미국산 제품/에너지 구매, 5G/6G 통신 네트워크 구축, 반도체/철강/자동차 부문 협력 강화 등을 제안했으나, 최종 협상까진 여전히 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미국에서 생산되길 바란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에서 생산될 경우 25%의 관세 부과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 등으로 생산거점을 다변화하려는 애플에게 경고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내년 말 스마트 안경 출시 계획 공개됐으나, 공급망 부담이 지속된 점이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며 애플의 주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뿐만 아니라 삼성 등 기타 업체들도 언급하며 미국/해외업체들의 미국 내 투자, 생산 시설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 EU 관세는 협상용, 아이폰 관세는 애플 AI 전략의 변화 이끌 전망

트럼프 대통령의 EU 관세 위협은 영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7월 9일까지 90일 유예한 후 시작한 상호관세 협상에 성과가 많지 않고, EU가 협상 과정에서 호락호락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강수를 뒀다는 평가다. 

 

감세안 처리가 상원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관세 정책을 추구하도록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으로부터 6월 1일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전화를 받았고 7월 9일까지로 기한을 연장했다고 글을 올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EU가 반격할 카드가 있는 상황이라, 미국이 EU에 50%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미국이 EU에 대규모의 상품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서비스수지는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공략할 예정이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4월 1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무역, 기술, 시장 규모에서 EU가 가진 강점을 활용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EU도 중국처럼 미국이 극단적인 정책을 펼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대응 중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극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매수 기회를 제공할 아이폰 관세로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을 제조하지 않으면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스마트폰이 생산되지 않고 있어서 전량 수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필수소비재와 다름없는 스마트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건 어려울 전망이다. 

 

김일혁 연구원은 "그러나 아주 부담스럽지 않은 관세는 부과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데, 관세 비용을 가격에 전가할 지의 여부는 시장 지배력과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한 가격의 수요 탄력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이 강한 만큼, 애플은 관세를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이폰의 위상이 매우 위협받고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AI 역량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애플이 위협을 느낀다면, 마진율 높은 애플은 관세 비용을 흡수해서라도 아이폰의 매력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AI 역량 부족이 관세 대응력까지 낮추는 상황이라, 애플은 애플 AI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SDK)를 6월 9~13일에 열리는 WWDC에서 공개하며 반격의 채비를 갖출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애플이 AI의 SDK를 공개하는 걸 넘어서, 적극적인 개발자 지원 방안을 내놓으면, SDK 공개로 앱스토어 시장을 열고 아이폰의 매력을 높였던 2008년처럼, 아이폰의 AI 활용을 극대화하는 서드파티 앱의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아이폰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관세 위협 재개, 리스크 관리 필요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잠잠했던 트럼프 관세 위협이 재개되면서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가 되살아났다"며 "영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관세 협상에 추가 성과가 없었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관세 우려가 재점화됨에 따라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진 만큼 주요 이벤트 결과에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는 FOMC 의사록과 미 PCE 물가지표, 엔비디아 실적 등 굵직한 이벤트가 다수 예정되어 있다. 

 

29일 금통위에서는 금리인하 전망이 우세하고, 다음 주 대선을 앞두고 공약에 따른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정은 연구원은 "주요 공약들에서 증시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유효하다"며 "미 관세 불안과 재정적자 우려, 금리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불안 요인도 여전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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