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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외환 발생을 사전 경보할 수 있는 조기경보모형을 개발했다.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ML)을 활용해 금융·외환시장 위기를 수개월 먼저 내다볼 수 있다.
한은은 24일 펴낸 ‘데이터 기반 금융·외환 조기경보모형’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이 같은 모형을 공개했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긴축적 금융 여건, 가계·기업 부채 누증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특정 이벤트 발생 시, 금융·외환위기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모형이다.
이후 위기 발생 과정을 포착할 수 있는 AI·ML 알고리즘을 사용해 모형 예측력을 높인 뒤 과거의 몇몇 대형 위기를 대상으로 모형 예측력에 대한 검증에 나섰다.
그 결과 ML 알고리즘인 ET(Extremely Randomized Trees)를 적용한 조기경보모형이 가장 높은 예측력을 보였다.
모형 예측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곡선-면적(ROC-AUC) 값이 ET에서는 0.95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조기경보모형으로 활용되어 온 신호추출법의 예측력(0.84)보다 개선된 결과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예측력이 높다.
실제로 과거의 시장 불안 이벤트를 통해 조기경보모형의 유효성을 점검한 결과 이벤트 발생 3~6개월 전까지는 위기 발생 가능성을 경보하는 지수(경보 지수)가 0.1 이하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점차 높아지면서 이벤트 발생 직전 0.4~0.6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2022년 레고랜드 발 위기 당시 경보 지수를 시산했을 때 2009년 3월엔 0.7, 2020년 4월은 0.49, 2022년 10월은 0.51을 보였다.
1에 가까울수록 6개월 이내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2020년은 경보 지수가 단기간 급등했고 2022년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중동 사태 등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해당 모형의 경보지수 상으로는 양호한 지표를 보였다. 지난달 기준 조기경보모형 경보지수는 0.03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AI·ML 기술은 기존 방법에 비해 예측력 높은 조기경보모형을 개발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모형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조기경보체계(EWS) 같이 금융·실물 위험 요인 식별, 부문별 취약성 평가를 포괄하는 EWS의 한 부분으로 운영될 때보다 효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