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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 |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미국의 8개 도시가 현대차그룹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차량 도난 사건에 대비가 불충분해 도난이 빈발하면서 해당 시의 재산과 경찰력 소진 등의 피해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에서 8개 도시가 최근까지 현대차그룹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난 방지 기술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그렇지만 시 당국이 현대차와 기아차 도난으로 입은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소송을 제기한 도시는 미국 시애틀, 클리블랜드, 세인트루이스, 신시내티, 오하이오의 콜롬버스 등 8개다.
각 도시가 문제 삼는 것은 이른바 작년 6월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시작된 ‘현대차·기아차 훔치기 놀이’다.
절도의 대상이 된 차량들은 현대차와 기아 차 중에서 도난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종류들이다.
이모빌라이저는 미국에서 필수로 장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조사가 보안 강화를 위해 장착하는 추세다.
이들은 구형 기아차를 주로 훔쳐 ‘기아보이스(kiaboys)’로 불렸는데 이후 모방 범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해 차량 수천대가 피해를 보자 각 도시가 소송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시 당국은 현대차 그룹의 비용 절감 결정으로 인해 자동차를 훔치기가 쉬워졌고 도난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현대차그룹이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위스콘신주와 일리노이주를 비롯해 23개 주 법무부장관들도 지난달 20일 현대차·기아에 공식 서한을 보내 도난에 취약한 차량에 대한 도난 방지 조처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미국법인은 “도난 문제로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자체는 각종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고 이 사건이 문제가 된 후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 사용자들에게는 도난 방지 핸들 잠금장치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진행 중이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