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의 제왕’…묵직한 동생, IGBT
AI 데이터센터의 숨은 공신…효율 1%의 전쟁
판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 SiC MOSFET
글로벌 기술 혁명의 새로운 국면으로 에너지 효율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력반도체가 전기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가 정보의 저장과 연산을 담당하는 것과 달리, 전력반도체는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조절함으로써 시스템 전반의 작동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모빌리티, 에너지 인프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전기를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력이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척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전력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관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알파경제>는 전력반도체 시리즈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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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AI 열풍이 거세지며 엔비디아의 GPU 같은 ‘두뇌’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이 두뇌에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고 제어하는 ‘심장’과 ‘혈관’에 대해서는 간과하기 쉽다.
전력반도체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기를 변환하고 제어하는 핵심 병기다.
특히 현대 전력 제어의 양대 산맥인 ‘MOSFET’과 ‘IGBT’의 기술적 진화는 곧 인류의 에너지 효율 변천사와 궤를 같이한다.
◇ ‘전압 제어’의 서막…민첩한 형님, MOSFET
지난 1960년대 미국 벨연구소에서 탄생한 MOSFET(금속-산화물-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는 전력 제어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전 트랜지스터가 전류로 전류를 제어하던 방식이었다면, MOSFET은 ‘전압’만으로 문을 열고 닫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의 최대 장점은 속도다. 수십 나노초(ns)라는 찰나의 순간에 스위칭이 가능해 고속 작동이 필요한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용 전원 공급 장치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하지만 초기 실리콘(Si) 기반 MOSFET은 고전압과 대전류를 견디기에는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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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고압의 제왕’…묵직한 동생, IGBT
MOSFE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80년대에 등장한 것이 바로 IGBT(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다.
IGBT는 MOSFET의 ‘쉬운 제어’라는 장점과 일반 트랜지스터(BJT)의 ‘강력한 전류 전달 능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소자다.
IGBT는 수천 볼트(V)의 고전압과 수천 암페어(A)의 대전류를 거침없이 다룬다. 전기차(EV) 모터 인버터, KTX 같은 고속열차, 산업용 대형 모터 등이 IGBT의 주 무대다.
실제로 테슬라 모델 3 한 대에는 24개의 IGBT가 탑재되어 배터리의 직류 전기를 모터 구동을 위한 교류로 변환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 AI 데이터센터의 숨은 공신…효율 1%의 전쟁
최근 전력반도체가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 문제 때문이다.
서버 한 대가 구동되기 위해서는 AC-DC 변환부터 전압 보정, 최종 CPU/GPU용 전압 변환까지 수차례의 단계를 거친다.
여기서 각 단계에 최적화된 소자가 배치된다. 고압 변환에는 IGBT가, 정밀한 전압 보정(PFC)과 초고속 변환에는 MOSFET이 투입되어 전력 손실을 최소화한다.
강미선 디시오 대표이사는 알파경제에 "데이터센터 전체 효율이 1~2%만 향상되어도 연간 수십억 원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소자 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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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최근 시장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기존 실리콘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SiC(탄화규소) MOSFET이 등장하면서다.
SiC는 실리콘 대비 10배 높은 전압을 견딜 수 있고 열전도율이 압도적이다. 특히 과거 IGBT의 전유물이었던 고전압 영역(1200V 이상)을 SiC MOSFET이 침범하기 시작했다.
IGBT보다 빠르면서도 열은 적게 나기 때문에 시스템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전기차 주행 거리를 늘리고 데이터센터의 열기를 식히는 데 SiC가 '치트키'로 불리는 이유다.
결국 AI 반도체 시리즈가 나아가는 종착역은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많은 연산을 수행하는 것'이다.
윤용필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MOSFET과 IGBT, 그리고 이를 잇는 차세대 소재들이 벌이는 효율 전쟁은 우리가 누리는 AI 기술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2회차 예고
“실리콘의 한계를 넘다! 실리콘카바이드의 등장”이라는 주제로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실리콘카바이드(SiC)에 대해서 알아보고 전력 변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잠재력도 심도 깊게 살펴볼 예정이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