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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이고은 기자] 미국 여자 골프계가 성전환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이는 골프 경기에서의 공정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5일 성전환 선수들의 대회 참가 자격에 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2025년부터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들은 남성 사춘기 이전에 성전환을 완료하고, 남성 호르몬 수치가 특정 기준 이하여야만 USGA와 LPGA 투어가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USGA와 LPGA 투어 관계자는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운동 경기력 차이가 있고 이런 차이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때부터 발생한다"며 "사춘기 이후는 골프 경기력에서 우위를 누린다"고 설명했다.
이 결정은 의학, 과학, 스포츠 생리학 및 골프 경기력 분석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규정 도입의 배경에는 최근 논란이 된 헤일리 데이비드슨(스코틀랜드) 선수의 사례가 있다. 데이비드슨은 과거 남자 골프 선수로 활동하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 LPGA 투어 퀄리파잉시리즈에 응시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275명의 여자 골프 선수들이 데이비드슨의 퀄리파잉스쿨 응시를 반대하는 청원서를 관련 단체에 제출했다.
이들은 "남성은 여성보다 골프에서 볼을 치는 능력치가 약 30% 앞선다"며 "남녀의 해부학적 차이는 클럽 헤드 스피드와 볼을 맞힐 때 일관성을 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새 규정으로 인해 LPGA 투어 진출이 어려워진 데이비드슨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예상했던 일이다. 침묵하고 이른바 중립을 지킨다는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은데 감사한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정은 LPGA 2부 리그인 엡손투어와 LPGA 투어와 제휴한 유러피언여자프로골프(LET)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취미로 하는 골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번 규정 도입으로 여자 골프계의 공정성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하지만, 성 정체성과 스포츠 경기의 공정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파경제 이고은 기자(star@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