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례가 기준 될 것…인가 논리 투명하게 공개해야"
최근 발생하고 있는 대형 금융사고와 반복되는 위법 행위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심각한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 약화, 느슨한 조직문화, 그리고 준법감시 체계의 미흡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을 심화시키고 있다. <알파경제>는 국내 주요 금융사를 대상 '과거 겪었던 내부통제 실패 사례'를 중심으로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 왜 문제가 되풀이 되는지 등을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연중 기획기사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① iM뱅크 계좌 사고가 드러낸 내부통제의 민낯
② 제한적 책임…제재 이후에도 남은 내부통제의 공백
④ 시중은행 iM뱅크에 요구되는 내부통제의 재건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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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찬우 농협금융지주회장, 빈대인 BNK 금융지주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회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회장, 황병 |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시중은행 전환은 지방은행에게 엄청난 지위 상승이다. 영업 범위는 전국으로 확대되고, 금융시스템 내 영향력도 급격히 커진다.
그만큼 인가 과정은 엄격해야 하며, 특히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평가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iM뱅크(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과정을 되짚어보면, 이 기본 원칙이 실제 판단에서 어느 정도 무게를 가졌는지 의문이 남는다.
문제는 '사고가 있었느냐'가 아니다. 중요한 건 그 사고가 인가 심사에서 어떤 의미로 해석됐고, 위험 요인으로 어느 수준까지 반영됐느냐다.
고객 동의 없는 계좌 개설이라는 중대한 내부통제 위반이 드러났음에도 시중은행 전환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인가 기준의 실질적 적용 방식에 대한 질문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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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우 iM금융지주회장. (사진=iM뱅크) |
◇ 제재와 인가의 시간표…우연인가 구조인가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과정에서 가장 예민한 쟁점 중 하나는 '시간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4년 4월 17일, 대구은행의 불법 계좌 개설 사고에 대해 업무 일부 정지 3개월과 과태료 20억원을 의결했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뒤인 5월 16일, 시중은행 전환을 최종 인가했다.
이로 인해 '사고는 사고대로, 인가는 인가대로'라는 사실상의 분리 판단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내부통제 사고와 인가 심사는 본질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 특히 사고가 조직의 기본 통제 능력을 드러내는 사건이라면, 이는 인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리스크 지표로 다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시중은행 전환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위반 이력이 인가 판단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도로 분류되었을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이 지점에서 핵심은 특정 판단의 옳고 그름을 넘어, 이번 결정이 향후 유사 사례에서 어떤 선례로 작동할 것인가다.
내부통제 사고가 발생해도 일정 수준의 제재와 개선 조치만 거치면 시중은행 전환의 결정적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히게 되면, 이는 감독 기준의 실질적 완화를 의미할 수 있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제재 한 달 만에 인가가 나왔다는 시간표 자체가 내부통제 사고를 인가 판단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음을 시사한다"며 "이런 선례는 향후 금융권 전반의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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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B금융그룹은 5일 오후 대구 수성동 iM뱅크(대구은행) 본점에서 '그룹 새 기업이미지(CI) 선포식'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
◇ 시중은행 인가 요건…내부통제 감점 요인은 있었나
시중은행 전환 심사는 단순히 재무 건전성 평가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 적정성, 수익 구조, 사업 계획과 함께 내부통제·지배구조·리스크 관리 체계가 주요 평가 항목으로 포함된다.
이는 시중은행이 하나의 영업 주체가 아니라, 금융시스템 안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내부통제체계의 적정성을 엄격하게 심사했다"고 밝혔지만, iM뱅크 사례에서 내부통제 사고가 인가 판단의 '결정적 변수'로 작동했는지는 명쾌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계좌 개설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통제 영역에서 위반이 확인됐음에도, 이 문제가 인가 심사 과정에서 어떤 평가 점수와 조건으로 반영됐는지는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정보 공개의 문제가 아니다. 인가 제도는 ‘어떤 기준이 적용됐는지’가 시장에 읽혀야 누구나 수긍하는 제도로 기능한다.
내부통제 사고 이력이 있는 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수 있었다면, 그 판단을 가능하게 한 조건과 논리는 명확히 설명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가 기준은 규범이 아니라, 사후적 결과 설명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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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우 DGB금융 회장이 DGB 새 CI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해외는 '검증된 교정' 요구…약속만으로는 부족
해외 주요 금융감독 당국은 은행 인가 및 자격 심사 과정에서 내부통제 실패 이력을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과거 위반 사실의 존재뿐 아니라, 그 위반이 조직 구조에서 어떻게 교정됐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제재를 받았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재발 방지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집요하게 검증한다.
특히 계좌 개설과 고객 동의 절차는 해외에서 가장 민감한 '자격 심사' 영역 중 하나다.
미국 감독당국은 계좌 개설 단계의 위반을 '은행의 기본 자격'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유사 사례에서는 인가 보류, 성장 제한, 추가 조건 부과 등 강도 높은 조치가 뒤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미국 웰스파고 사태 당시 미 연준(Fed)은 단순한 벌금 부과를 넘어, 내부통제 시스템이 완벽히 개선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자산 성장 제한(Asset Cap)' 조치를 내렸다. '개선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개선되었다'는 증명이 있을 때까지 성장을 멈춘 것이다.
이와 비교하면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과정은 상대적으로 관대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내부통제 사고 이후 어떤 구조적 개선이 있었고, 그 개선이 인가 심사에서 어떤 방식으로 검증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가 전에 재발 방지 구조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검증할 물리적 시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이는 특정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은행 인가 제도의 기준선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드러내는 사례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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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우 iM뱅크 은행장이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금융센터' 개점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첫 사례가 남긴 부담과 제도적 숙제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얻은 첫 사례다. 첫 사례는 항상 기준이 된다.
이후 등장할 지방은행들의 전환 논의에서, iM뱅크 사례는 사실상 비교 기준이자 준거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고객 동의 없는 계좌 개설은 금융소비자 보호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내부통제 위반이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중대한 위반 이력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 전환이 이뤄졌다면, 인가 심사 과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수적"이라며 "해당 위반이 어떤 수준의 위험으로 평가됐고, 그 위험이 어떻게 보완·통제됐다고 판단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설명이 부재하다면, 인가 결정은 중대한 내부통제 리스크를 인가 판단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거나 사실상 용인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를 남긴다.
이는 인가 기준의 엄격성뿐 아니라 감독 판단의 일관성과 신뢰성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
<다음 4회차 예고>
<시중은행 iM뱅크에 요구되는 내부통제의 재건 조건>을 통해 시중은행이라는 지위에 걸맞은 내부통제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iM뱅크가 '부분 보수'가 아닌 구조적 재건을 요구받는 이유를 짚는다. 인가의 순간보다, 그 이후의 책임이 더 무겁다는 점이 핵심이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