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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중・일 관계가 냉각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을 대상으로 한 일본 공작기계 수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검사 장비용 부품 가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11월 중국향 수주액이 전년 동월 대비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4일 전했다.
일본 공작기계공업회가 23일 발표한 11월 공작기계 수주액 확정치에 따르면, 중국향 수주는 381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20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상회하는 수치다. 대만 유사를 둘러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국회 답변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실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작기계 수주 호조의 배경에는 AI 관련 분야에 대한 활발한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의 전기 특성을 검사하는 공정에서 사용되는 정밀 부품인 '프로브 핀'은 선반이라 불리는 공작기계로 제조된다. AI 처리용 반도체는 설계가 복잡하고 검사의 중요성이 높아, 관련 부품과 가공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 선반 조립 공장을 운영하는 시티즌 머시너리의 이나 히데오 사장은 "60~70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가공할 수 있는 우리 기계에 대한 문의가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2025년 내내 같은 용도의 수주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증설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고속 처리하는 AI 서버는 발열량이 크기 때문에 액체 냉각 장치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냉각 장치의 배관을 연결하는 접합물 등 부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고정밀 부품 가공이 가능한 일본 제조업체 기계의 수주가 증가했다.
AI 관련 투자 과열이나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반도체와 통신 분야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영역이어서 중국 정부의 지원책도 관대한 편이다. 시티즌 머시너리의 이나 사장은 "중국에서 반도체용 수요는 몇 년 단위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11월 상순 다카이치 총리의 답변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일본 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11월 중국 방일객은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에 그쳐, 10월의 23% 증가율에 비해 둔화됐다. 백화점 매출 감소 등의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공작기계 분야에서는 현재 "중국에서의 공장 견학 투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정도의 영향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중일 양국 간 긴장이 지속되고 중국이 압박 대상을 확대할 경우, 상담이나 무역 등에도 파급 효과가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1월 중국향 수주액은 전체 수주액 1370억엔(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의 약 30%를 차지하며, 국가별로는 일본향 319억엔(7% 감소)과 미국향 263억엔(12% 증가)을 넘어섰다. 중국 동향이 일본 공작기계 제조업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AI로 창출된 수요를 확보하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