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2000원 요구…올해보다 16.3%↑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5 13: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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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2027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놓고 노동계가 시급 1만2000원을 첫 요구안으로 꺼냈다. 올해(1만320원)보다 16.3% 높은 수준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의 공동 요구안을 발표했다.

요구안의 월 환산액은 209시간 기준 250만8000원으로, 액수로 따지면 올해보다 1680원이 오른다. 지난해 심의(2026년 적용) 당시 노동계 최초안인 1만1500원보다는 500원 높다.

노동계는 1만2000원이 무리한 숫자가 아니라는 점을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2027년 적정 실태생계비를 시급으로 환산하면 1만3737원에 이르지만, 경기 여건과 영세 사업장의 현실을 감안해 그 87.4% 선으로 요구 수준을 낮춰 잡았다는 것이다.

실질임금이 뒷걸음질 쳤다는 진단도 깔렸다. 노동계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저임금이 평균 2.37% 오르는 데 그쳐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 평균(2.66%)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저임금위원회가 산정한 2025년 생계비가 월 275만4000원인 데 비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215만원 안팎에 머물러 충족률이 78.3%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한국노총 노동자위원인 류기섭 사무총장은 "지난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저율 인상과 최근 대기업 성과급 논란, 자산 가격 급등 등은 노동의 가치가 자산에 비해 과소평가 되는 극심한 양극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점심값보다 낮은 최저시급은 안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노동자위원인 이미선 부위원장은 "모든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헌법·최저임금법의 본래 취지를 지키기 위해 시급 1만2000원, 월 250만8000원을 요구한다"면서 "고물가·고유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가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사회적 하한선이자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내수경제 대책"이라고 밝혔다.

성별 임금 격차를 거론한 발언도 나왔다. 최순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성별 임금격차가 지속되는 현실에서 저평가된 여성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는 출발점으로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돼야 한다"고 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택배·배달기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문제도 다시 들고나왔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공동대표는 "택배·배달·대리운전 노동자들과 학습지, 방과 후 강사, 가정방문 기사들의 절박한 요구만큼 정부의 후속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내년에는 지연된 정의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업종별 구분 적용 폐지, 수습·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감액·적용 제외 규정 개선, 체불임금 예방과 제재 강화 등도 함께 촉구됐다.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의 경영난을 풀 방안으로는 일자리안정자금 재도입, 각종 수수료 인하, 하도급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법 개정 등을 제안했다.

경영계는 아직 최초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으나, 소상공인의 부담 등을 들어 동결이나 낮은 인상 폭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위는 16일 제6차 전원회의를 열어 경영계가 주장하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은 다음 주 중 위원회에 제출돼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최저임금위는 이달 말까지 의결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내야 하지만, 1988년 제도 시행 이후 법정 시한을 지킨 사례는 9차례에 그쳤다.

시한을 넘기더라도 행정절차를 고려해 7월 중순까지는 제출해야 하며, 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해야 한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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