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된 ‘1900억’ 월드컵 중계권…무리한 투자의 참사
‘5500억 사옥 매각’도 소용없었다…타이밍 놓친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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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초미의 관심이다.
방송사 JTBC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지 불과 이틀 만에 그룹 콘텐츠 사업의 핵심 축인 콘텐트리중앙과 메가박스중앙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그룹 전체가 공중분해 수준의 극심한 경영 위기로 치닫고 있다.
무리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 확보와 콘텐츠 투자 비용 누적이 결국 그룹의 숨통을 조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 빚더미 위에서 터진 ‘디폴트’…핵심 계열사 연쇄 침몰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콘텐트리중앙과 그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은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보전처분, 포괄적 금지명령을 신청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콘텐트리중앙 연결 자산총액(2조4909억원)의 35.76%(8907억원)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사실상 중앙그룹의 미디어·콘텐츠 부문 전체가 마비 상태에 빠진 셈이다.
이번 연쇄 법정관리 사태는 이틀 전인 지난 12일 JTBC가 총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예견됐다.
실적 부진 속에서 만기가 도래한 단기 채무의 차환(빚을 내서 빚을 갚는 것)에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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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독이 된 ‘1900억’ 월드컵 중계권…무리한 투자의 참사
시장에서는 이번 위기의 결정적 도화선으로 ‘무리한 스포츠 중계권 독점 계약’을 꼽는다.
JTBC는 중앙그룹 계열사이자 콘텐트리중앙의 자회사인 피닉스스포츠를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등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콘텐트리중앙은 이 중계권 확보를 위해 무려 1억2500만달러(약 19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었다.
지상파와의 무한 경쟁 속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단독 중계권 계약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는 평가다.
게다가 OTT 확산과 TV광고 수익 급감 속에서 수년간 누적된 영업손실로 자체 현금창출력에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디폴트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결국 월드컵 중계권 수혜 기대감에 지난 12일 콘텐트리중앙의 주가가 12.5% 급등하기도 했으나,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 유동성 고갈을 버티지 못한 채 이틀 만에 파국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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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5500억 사옥 매각’도 소용없었다…타이밍 놓친 구조조정
중앙그룹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울 마포구 소재 중앙일보·JTBC 사옥과 일산 스튜디오 등 총 5500억원 규모의 핵심 자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코람코자산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한 상태였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였다.
실사와 세부 조건 협의를 거쳐 최종 거래가 완료되는 시점은 8월 말로 예정되어 있었다. 반면 JTBC의 유동화 채권 등 단기성 채무의 만기는 당장 6월 중순에 몰려 있다.
두 달의 시차를 극복할 당장의 '단기 현금'이 바닥나면서, 사옥을 팔기도 전에 디폴트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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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생성형 AI 제미나이) |
◇ 신용등급 연쇄 폭락…그룹 총차입금 ‘2조 8000억’ 공포
더 큰 문제는 JTBC의 디폴트 선언 직후 신용평가사들이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시키면서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렸다는 점이다.
실제로 JTBC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장기 무보증사채 기준)는 BBB(부정적)에서 CCC(디폴트 직전), 한국신용평가는 C로 강등했다.
중앙일보 역시 BBB(부정적)에서 BB-(투자 주의등급), 중앙일보엠앤피 A3에서 B-(유동성 위험 전이)로 각각 떨어졌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앙그룹의 합산(중앙홀딩스·JTBC·콘텐트리중앙 연결 합산) 총 차입금은 2조8000억원에 달한다.
2조원이 넘는 거대한 빚더미 위에서 핵심 계열사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리면서, 중앙그룹 전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사상 초유의 경영 마비 상태로 치닫고 있다.
김인중 데이터히어로 대표이사는 알파경제에 “만약 사채 시장이나 특수 목적 자금을 구하려 해도 신용위험이 높아 고금리를 감당해야 하므로 정상적인 경영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당장 몇백억 원이 없어서 디폴트가 났는데, 등급 강등으로 인해 수천억 원의 다른 채무들까지 일시에 만기가 돌아오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콘텐트리중앙과 메가박스가 서둘러 법정관리(회생절차)를 신청한 것도 이 빚 폭탄(압류 및 채권 추심)을 법적으로 막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