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반도체 D램 현물 가격이 7달러를 넘어서며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이어진 메모리 슈퍼 사이클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D램 가격 상승을 예상한 공급사들의 판매 보류와 물량 확대를 요구하는 빅테크 기업들 간의 치열한 'D램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D램 가격의 고공 행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 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의 현물 가격은 7.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메모리 슈퍼 사이클이 마무리되던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7달러 선을 넘어선 수치다.
올해 4월 2달러였던 가격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여 만에 265%라는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이런 범용 메모리 가격의 강세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촉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에서 기인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제품의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공급 부족 현상을 심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 |
(사진=연합뉴스) |
결국 HBM 시장에서 시작된 공급 부족 현상이 전체 메모리 시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자, 공급사들은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판매 물량을 조절하며 공급을 통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램 현물 공급이 지속적으로 부족하여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으며, 메모리 제조사들 역시 판매 목표 가격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킹스톤과 같은 D램 모듈 유통사들은 판매 견적 제시를 중단하며 시장에서는 D램이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512기가비트(Gb) TLC 낸드 현물 가격은 4월 대비 28% 이상 상승한 3.6달러를 기록했다.
D램 품귀 현상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폭증하고 있어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내년 필요한 D램 물량을 올해보다 두 배 더 요구하고 있으며, 2026년과 2027년까지의 공급을 보장하는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을 요청하며 D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10년 만의 호황'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올해 4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5%에서 17%로 세 배 이상 상향 조정하며, AI 서버 수요 급증에 힘입어 2026년 메모리 시장이 10년에 한 번 올 만한 호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