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소프트(9749 JP) 인수전, TOB 제도 허점 드러내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02-10 0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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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후지소프트)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의하면 후지소프트를 둘러싼 미국 투자펀드들의 치열한 인수 경쟁이 주식공개매수(TOB) 제도의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사태는 주주 보호를 위한 규제 도입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KKR과 베인 캐피탈, 두 거대 사모펀드가 후지소프트 인수를 놓고 벌이는 경쟁 양상은 판이하다.

KKR은 금융청의 정식 심사를 거쳐 2024년 9월부터 TOB를 진행 중이다. 반면 베인 캐피탈은 정식 심사 없이 인수 조건을 계속 제안하는 '예고 TOB'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러한 '예고 TOB'가 주주들에게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식 심사를 거친 TOB는 개시 후 철회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예고 TOB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어 갑작스러운 철회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금융상품거래법은 '실제로 실행할 합리적 근거'만 있다면 예고 TOB에 대해 법정 공개 서류 제출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

베인 캐피탈 관계자는 "우리는 TOB 실시 의사를 일관되게 공표해왔고, 자금 조달 전망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주주들에게 불확실성을 안겨준다. 금융청 고위 관계자는 "현재 제도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만 구분할 뿐"이라고 언급, 보다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영국의 경우 '풋업·오어·셧업 규칙'을 통해 인수 측에 28일 이내 TOB 실행 확정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 금융청도 2023년 가을 금융심의회에서 유사한 규제 도입을 검토했으나, 신중론이 우세해 결론을 유보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인수전으로 후지소프트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2024년 8월 6일 6,890엔이었던 주가는 7일 종가 기준 9,980엔으로 40% 이상 올랐다.

그러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가 상승이 기업 가치 향상에 대한 실질적 논의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후지소프트 인수전은 일본 금융 당국에 TOB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주주 보호와 공정한 인수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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