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소니(6758 JP) ‘엑스페리아’ 회수 사태…허술한 리스크 평가 드러나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10-20 11: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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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니 홈페이지)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소니그룹의 스마트폰 브랜드 ‘엑스페리아(Xperia)’가 올여름 발생한 플래그십 모델 ‘엑스페리아 1 VII’의 대규모 상품 회수 사태로 신뢰도 타격을 입었다.

 

일부 소비자들이 경쟁사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소니는 품질관리 체계 전면 재점검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전했다.


‘엑스페리아 1 VII’은 지난 6월 초 출시돼 전년 모델을 웃도는 판매 실적을 기록했으나, 불과 한 달 뒤인 7월 4일 전원 꺼짐 및 임의 재시작 등의 결함이 다수 보고되면서 출하가 중단됐다.

소니는 과거 모델에서도 유사한 전원 문제를 겪은 적이 있지만, 그때마다 개별 교환이나 수리로 대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처음으로 전면적인 회수 공표에 나서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소니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사업부의 오시마 마사아키 사업장장은 “지금까지 없었던 수준으로 고객에게 불편을 끼쳤다”며 공식 사과했다.

조사 결과, 기판 제조 과정에서의 온도·습도 관리 미비가 원인으로 드러났다. 2024년 모델 이후 일부 제조 공정을 변경했지만, 새 공정에 대한 관리 기준이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시마 사업장은 “변경된 공정의 리스크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 리스크 평가를 의식하긴 했지만 제조 설계 단계에서의 검증이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소니는 문제 발견 즉시 제품 회수를 결정하고, 두 가지 재발 방지책을 시행했다.
 

첫째, 제조 공정의 전면 점검을 실시해 설계 사양과 실제 공정의 일치 여부, 전원 관련 소프트웨어 설정값의 적정성을 확인했다. 

 

둘째, 리스크 평가 체제 강화를 위해 ‘잠재적 고장 모드 영향 분석(FMEA)’ 기법을 재검토하고, 재료 특성 및 편차 요소를 포함한 새로운 검증 절차를 도입했다.


또한, 스마트폰 외 사업부까지 참여시키는 사내 품질관리 통합 체제를 구축했다. 

 

향후 플래그십 모델뿐 아니라 중가형 ‘엑스페리아 10 시리즈’까지 대상으로 품질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소니는 9월 이후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9월 SIM 프리 단말 판매는 전년 동기 수준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NTT도코모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인기 색상인 ‘모스 그린’ 모델이 10월 중순 품절됐다.

그러나 출하 정지로 인한 기회 손실은 적지 않다. 일부 가전양판점에서는 플래그십 모델 대신 10월 출시된 보급형 모델 ‘엑스페리아 10 VII’만 진열돼 있었다.

도쿄 시내 한 대형 매장 관계자는 “결함 여파로 판매가 둔화됐다. 미국 구글의 ‘픽셀 10 프로(Pixel 10 Pro)’ 등으로 갈아탄 고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일본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소니는 상위 5위권 밖으로 밀려나 ‘기타’로 분류됐다. 

 

2024년 이후 중가형 ‘엑스페리아 5 시리즈’의 신제품이 부재한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자국내 전자업체들이 잇따라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소니는 통신 기술 축적과 자동차·엔터테인먼트 사업과의 시너지를 이유로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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