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 증가세에도 인플레이션 강하지 않아..양극화 심화

김민영 기자 / 기사승인 : 2025-09-29 09: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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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민영 기자] 미국의 고용 확장세가 약해지고 인플레이션 불안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8월 개인소비지출이 전월 대비 0.62% 증가하고 근원PCE는 전월 대비 0.64% 늘었다.

 

소득이 크게 증가하지도 않았는데, 소비는 시장이 걱정하는 것보다 크게 약해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PCE 가격지수로 조정한 PCE는 전월 대비 0.35% 증가했고, 실질 근원PCE는 0.42% 증가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연초에는 월간으로 급증과 급감을 반복하면서 불안했던 소비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고용시장 확장세가 약해지고 인플레이션 불안이 높아진 상황에서 소비가 증가하는 건 의외"라고 평가했다.

고소득층이 소비 총량의 증가세를 지지하고 있지만, 저소득층의 BNPL(Buy Now Pay Later, 선구매 후지불)에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양극화되는 소비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석 달 동안 미국의 소비 안정세는 두드러진다.

 

4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을 선포한 이후에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졌지만, 오히려 관세가 위협에 그치던 1~3월에 소비자들의 불안이 높아졌던 것과는 달리, 관세 부과를 선언한 이후에 소비자들은 미래 소비를 당겨 오는 걸 실천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8월에는 인도와 브라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됐지만 실제 미국 수입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김일혁 연구원은 "하지만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불안이 소비를 일부 부추긴 면이 있다"며 "향후에 소비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출처=KB증권)

 

저축률과 함께 상향 수정된 초과저축 잔액도 소비 위축을 막아주고 있다.

 

작년에 샌프란시스코 연은을 중심으로, 팬데믹 때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서 가계가 쌓아 놓은 초과저축이 소진됐다는 주장이 많았다.

 

시장도 초과저축이 당연히 소진됐다고 여기면서 추정을 중단했으나 개인소득 지표에서 저축률이 꾸준하게 상향 조정되면서, 과거 저축률을 기반으로 계산하는 초과저축 추정치도 함께 상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에 나온 수치로 초과저축을 계산해 보면, 여전히 초과저축은 남아 있고 모두 소진되는 데에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년 반가량 소요될 전망"이라며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걸 막아주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총액 기준으로 보면 초과저축이 남아 있다고 하지만, 중/저소득계층의 초과저축은 이미 소진됐다는 게 샌프란시스코 연은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의 평가다.


지난달에 보스턴 연은이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저소득층의 신용카드 부채가 2019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저소득계층의 초과저축이 소진됐는데 전체 초과저축은 아직 남아 있다면, 고소득층의 초과저축은 꽤 많이 남아 있다는 의미란 해석이다.

 

고소득층은 초과저축을 활용해서 부채를 상환했는데, 실제로 물가지수로 조정한 신용카드 부채 규모가 팬데믹 이전보다 적다는 게 보스턴 연은의 분석 결과다.

 

김 연구원은 "부채 상환 부담이 낮아진 고소득층은 투자를 통해 순자산을 더 늘렸는데, 특히 주가지수가 신고점을 꾸준히 경신하면서 부의 효과로 소비가 더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BoA의 월간 지출 보고서에서도 8월 저소득 가구의 지출은 전년 대비 0.3% 증가에 그친 반면, 고소득 가구의 지출은 2.2% 증가했다. 고소득계층의 고용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고소득계층의 소비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저소득층이 Buy Now Pay Later(BNPL, 선구매 후지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소비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소비 기반이 탄탄한 고소득계층과는 달리, 비상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적은 저소득층은 BNPL 서비스를 활용해서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 BNPL 기업인 Affirm의 2분기 GMV(총 거래액)는 전년 대비 약 35% 증가하면서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BNPL을 활용하는 고소득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소득층의 BNPL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아직은 연체율이 크게 높지 않은데, 트럼프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로 언제든지 거품이 형성되고 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에 소비가 둔화되는 징후는 BNPL 기업들의 GMV 증가세나 연체율을 통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파경제 김민영 기자(kimmy@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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