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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롯데그룹이 회사채 시장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기업어음(CP) 발행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과거 기한이익상실(EOD) 사태의 여파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월까지 1조3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 중 호텔롯데가 4600억원, 롯데지주가 3400억원, 롯데케미칼이 31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하는 전략을 취한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이와 달리 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해 들어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총 1조855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롯데지주가 6900억원, 롯데쇼핑이 4600억원, 롯데건설이 1650억원 등이다.
CP는 공모채에 비해 발행 절차가 간소하고 수요예측에 따른 평판 위험이 없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호되는 자금 조달 방식이다.
롯데그룹의 이런 전략 변경은 여러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재무적투자자와의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계약으로 인해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또한, 롯데그룹 신용등급의 핵심 역할을 해온 롯데케미칼도 최근 EOD 사태를 겪은 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1분기 내에 롯데그룹의 유통, 석유화학 계열사에서 회사채를 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용등급 AA인 롯데케미칼조차 당분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