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
[알파경제=영상제작국] 강호동 NH농협중앙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 조직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라며 "저는 성과주의 인사와 열린 경영으로 조직 역량을 극대화하고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강 회장은 농협금융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탄핵 정국에서 정부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강 회장 라인으로만 대거 교체했는데요.
여기에 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진 역시 강 회장 입맛에 맞는 인물들을 내리 꽂으면서 '강호동 체제'가 더욱 확고해졌다는 평가입니다.
◇ 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에 김병화 변호사 선출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병화 김앤장 변호사가 농협금융지주의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됐습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4월 말 농협금융 사외이사로 선임된 지 8개월 만에 이사회 의장까지 맡게 됐는데요.
김 신임 의장은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모두 합격한 고시 2관왕 출신으로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을 거친 검사 출신 변호사입니다. 2012년 12월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2년간 농협중앙회 이사를 맡기도 했습니다.
김 의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 의장이 농협중앙회 이사 재직 당시 강 회장도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을 맡아 교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신임 의장이 선출되면서 강 회장의 조직 장악력이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도 동향 출신 관료
이석준 전 농협금융 회장이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과의 불협화음이 이어지면서 결국 교체됐습니다. 후임으로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내정됐는데요.
이찬우 내정자는 행정고시 31기로 관료 출신입니다. 부산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기재부 경제정책부장과 차관보, 경남도청 경제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지냈습니다.
그동안 농협금융 회장은 주로 정권 코드에 맞는 관료 출신이 선출됐습니다. 탄핵정국 속에서 정부의 입김이 없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농협의 특성과 최근 일어난 내부통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관료 출신을 선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내정자가 강호동 회장과 개인적인 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내정자의 고향이 부산으로 경남 출신 강호동 회장과 동향이라는 점에서 선택받았을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 내정자가 2020년 경남도청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을 맡을 당시 강 회장도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만큼 접점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은행·생보·손보 CEO, 경남 출신으로
금융지주 회장을 제외한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CEO는 강 회장과 측근 인사들이 대거 자리했습니다.
금융당국이 농협중앙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지배구조에 대해 지적하고 있지만, 강 회장은 전혀 눈치보지 않고 계열사 인사에서 힘을 행사했는데요.
우선 강태영 신임 농협은행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강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박병희 농협생명 신임 대표와 송춘수 농협손보 신임 대표 역시 각각 경북 청도와 합천 출신입니다.
핵심 계열사 3곳 모두 경남 합천 출신인 강 회장과 동향인 셈입니다.
사실상 농협금융지주의 2인자 자리로 일컫는 전략기획부문장 자리에는 이재호 부사장을 선임했습니다. 경남 출신 인사로, 강호동회장이 2018년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이던 시기에 농협은행 합천군 지부장을 역임한 인연이 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농협금융에 대해 지배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지적해 오고 있습니다. 횡령, 부당대출 등 농협금융 계열사에서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지배구조 문제가 크다고 판단했는데요.
하지만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바뀔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인사를 통해 또한번 보여줬습니다.
알파경제 영상제작국 (press@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