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고객사 확보, 삼성전자와의 관계 개선 카드로 압박
![]() |
(사진= 제공) |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 공급을 둘러싼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마이크론 등 고객사를 확보하고, 삼성전자와의 관계 개선 카드로 압박에 나서자, SK하이닉스는 일단 한미반도체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 |
(사진= 제공) |
◇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와의 갈등 봉합 분위기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말 HBM 패키징 핵심 장비인 열압착 본딩 장비(TC본더)의 신규 발주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달 한화세미텍과 420억원 규모의 HBM용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 공급사인 한미반도체 외에 최근 협력 관계를 구축한 한화세미텍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SK하이닉스는 한미세미텍, ASMPT 등을 키워 다변화를 꾀했지만, 한미반도체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한화세미텍에 대한) 추가 발주 여부에 소극적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경영진이 만나 파트너십 배제가 아닌 지속 유지, 협력 강화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갈등 봉합에 나선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SK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당장 한미가 됐건 한화가 됐건 (SK하이닉스는) 추가 발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HBM 물량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장비 공급망 다변화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 |
(사진=연합뉴스) |
◇ 세메스 특허 소송 10년…삼성과 관계 개선(?)
기존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독점 공급하는 상황 속에서SK하이닉스와 한화세미텍의 거래 확대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기술 도용 및 인력 유출 등으로 치열한 소송전을 벌이는 점을 감안할 때 SK하이닉스에 대한 배신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HBM 제조 라인 내 파견된 자사 엔지니어 60여명을 철수하고, 유지보수 서비스도 무료에서 유료 전환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삼성전기 등 일부 삼성 계열사에 장비를 납품하면서 관계 개선에 나서는 분위기다.
![]() |
(사진=연합뉴스) |
한미반도체는 지난 2011년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와의 특허 침해 소송 이후 10년 넘도록 삼성전자와 거래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망이 이전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