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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여세린 기자] 저축은행의 지난해 여·수신 잔액이 각각 10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저축은행이 몸집 줄이기에 나선 모습이다.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액은 107조1491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13조893억 원, 11%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여신도 같은 기간 10조9347억 원, 9.51% 감소한 104조936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여·수신 잔액이 급감한 것은 과도하게 불어난 사업을 줄인 탓이다.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경색으로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특판 상품을 경쟁적으로 유치했다.
이 여파로 조달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왔지만 예금을 재유치 하지 않았다.
대신 금리를 내려 조달비용을 줄인 이른 바 '고금리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이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0.8∼1%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2022년에는 최고 연 6%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3.73%에 그친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여·수신 규모를 동시에 줄여 조달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지난해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와 대출 연체율 증가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신규 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며 예금 금리를 내리면서 수신고를 조절한 측면이 있다”며 “충당금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저축은행들은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 일반 기업대출로 분류했던 토지담보대출에 대해서도 부동산 PF에 준하는 충당금을 쌓게 하고, PF 대출의 자산건전성 분류도 보수적으로 하도록 주문한 바 있다.
알파경제 여세린 (seliny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