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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중심의 주택 거래 증가가 대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9월 첫 2주 동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조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9월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8월 말 대비 2조1772억원 늘어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9월 6일부터 12일까지의 주간 증가폭이 전주 대비 크게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주택담보대출은 1조2937억원 증가해, 전주(9월 2일~5일) 증가액 8835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일평균 증가액도 2209억원에서 2587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추세는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7~8월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2차례나 인상하고, 여러 차례 비가격적 대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음에도 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 현상도 뚜렷하다. 5대 은행의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중 69.6%가 서울 등 수도권 주택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8월(71.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추석이 지나면 집값이 오르는데 대출 규제 이전인 7~8월에 주택을 계약하고, 대출 실행을 기다리는 수요가 많다"며 "2~3개월 뒤 잔금을 치르면서 주택담보대출은 우상향하겠지만, 완만하게 둔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향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 장기화 여부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불안이 이어지겠지만 이후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견해와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이 일부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 시장의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해 대출 증가세가 단기간에 크게 둔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주택 시장 동향과 정부의 추가적인 정책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