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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사진=한양증권)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금융위원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한양증권은 설립 70년 만에 새로운 소유주를 맞게 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KCGI의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의결했다.
KCGI는 작년 9월 한양학원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한양증권 지분 29.59%(376만6973주)를 주당 5만8500원, 총 2203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1월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한 뒤 약 4개월 만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 당초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완료가 원칙이지만, 국세청 세무조사로 심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됐다.
금융당국은 국세청의 KCGI 세무조사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심사를 재개했다. 국세청은 지난 3월부터 5월 말까지 KCGI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으나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줄 내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이달 20일 전후 한양학원 측에 잔금을 납입하고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모든 계약 절차가 완료되면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가 한양증권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김 대표는 동양증권 출신으로 신한투자증권 사장을 거쳐 작년 7월부터 KCGI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한양증권 인수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다. 인수 자금을 지원한 주요 출자자인 OK금융그룹과의 '파킹 거래'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이 향후 한양증권을 재인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KCGI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속력 있는 약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 펀드의 운용 기간인 5년 동안 회사를 직접 경영하며, OK그룹 측은 한양증권 우선 매수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을 문서로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2018년 강성부 대표가 창업한 사모펀드 운용사로 '강성부 펀드'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회사명은 '한국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영어 약어에서 따왔다.
2023년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KCGI자산운용을 출범시킨 데 이어 이번 한양증권 인수로 자산운용업과 증권업을 동시에 보유한 종합금융그룹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20위권대 증권사지만 채권과 부동산 파이낸싱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8333억원, 영업이익은 544억원을 기록했다.
한양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부터 금융위 승인까지 약 10개월이 소요됐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