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6일 경기도 분당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HD현대건설기계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장인 최철곤 사장이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매출 8조원 규모의 국가대표 건설기계 기업이 내년 탄생한다. 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 계열 2개사가 합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16일 각각 경기 분당과 인천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양사 합병계약 승인 안건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분당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진행된 HD현대건설기계 주총에서는 참석 주주의 99.91%가, 인천 HD현대인프라코어 본사 주총에서는 99.24%가 각각 합병안에 찬성하며 압도적 지지를 보였다.
합병법인의 명칭은 'HD건설기계'로 최종 확정됐다. 양사는 다음 달 10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HD현대의 건설기계 사업 체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유사한 건설기계 사업을 전개하면서도 영업과 연구개발(R&D)이 각각 이뤄져 효율성 저하 문제가 지속 제기됐다.
HD현대는 합병을 통해 일원화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중복된 해외 판매망 통합 등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 등 기존 브랜드 체계도 효율적으로 재편된다. 현대와 디벨론은 각각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대표 브랜드로 활용돼 왔다. 통합법인은 이 두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기존 채널 강화와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선다.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의 위상도 크게 높아진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 기준 각각 25위, 21위를 기록했지만, 합병 후에는 14위까지 순위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HD건설기계는 합병을 발판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 수준인 매출 14조8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양사 합산 매출 7조6000억원의 약 2배 규모다.
사업별 매출 목표는 건설장비 10조3000억원, 엔진 2조5000억원, 애프터마켓(AM) 1조4000억원 등으로 구체화됐다.
제품군 확대도 본격 추진된다. HD건설기계는 2027년까지 미니 굴착기, 컴팩트 트랙 로더(CTL), 스키드 스티어 로더(SSL), 컴팩트 휠 로더(CWL) 등 컴팩트 장비 풀라인업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컴팩트 장비 판매 목표량은 2030년 기준 2만2000대로, 올해 9000대의 2배 이상 수준이다.
고수익 구조인 애프터마켓 사업 육성에도 집중한다. AM 산업은 경기 변동에 둔감하고 영업이익률이 높아 안정적 수익원으로 평가받는다. HD현대는 AM 시장 규모를 약 6조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7월 1일 합병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업계 경쟁 심화 상황에서 시장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고 미래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합병안에 찬성 권고를 내린 데 이어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와 증권사들도 양사 합병 시너지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HD현대 건설기계부문 관계자는 "합병안 찬성으로 합병법인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보여주신 주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가대표 건설기계 기업으로서 대한민국 건설기계 산업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