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우선주 놓고 소수주주와 갈등 골 깊어져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7 18: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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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의 1우선주를 둘러싼 소수주주와 경영진 간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더욱 격화되고 있다.

소수주주들은 회사의 고의적 상장폐지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소수주주 지원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한화 1우선주 소수주주 연대는 "한화가 상장 유지 기준인 20만주에서 단 967주만 부족하도록 자사주를 소각했다"며 "소수주주를 회사에서 배제하려는 고의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또한 "작년 7월 공개매수 가격이 주당 4만500원으로 순자산가치인 11만원∼12만원보다 크게 낮았다"며 "장내 매수 계획을 공시 본문이 아닌 첨부파일에만 기재해 투자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액트의 이상목 대표는 "한화 측이 소액주주 보호 절차에 대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주주들의 항의에도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한 주주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수주주들은 1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 부여와 순자산가치를 반영한 공정한 공개매수 재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화 측은 같은 날 공식 입장을 통해 "제1우선주의 적은 유통 물량과 낮은 거래량으로 과거 시세조종 및 주가 급등락 사례가 있었다"며 "선의의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주주 보호 차원의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의도적 소각 의혹에 대해서는 "장외매수로 확보한 전량 25만2191주를 소각한 단순한 결과로 19만9033주가 남았을 뿐"이라며 "고의 수치 조작이라는 주장은 전제부터 사실과 다르다"고 단호히 부인했다.

소수주주들이 요구하는 보통주 전환에 대해서는 "현재 정관상 불가능하며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며 "제1우선주에만 전환권을 부여하면 제3우선주 주주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만약 제3우선주까지 보통주로 전환되면 보통주 수가 약 2000만주나 늘어나 기존 보통주 주주에게 심각한 지분 희석이 발생한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강조했다.

순자산가치 기준 매수 요구에 대해서도 "BPS 11만2000원은 6월 30일 기준 종가 7만1100원보다 37% 높고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다른 주주들과의 형평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리매매 기간 중 장내매수 불이행 지적에 대해서는 "단정적 약속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춰 합리적 보호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며 "1일 매수 한도가 전체의 1%로 제한되어 이론적으로도 7일간 7%밖에 매수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오히려 주가 왜곡이나 특정 주주의 이익 편중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한화는 "상장폐지 이후에도 주주 유동성이 완전히 상실되지 않도록 장외매수 등 후속 대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형평성 있는 보호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수주주 측은 한화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갈등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최현진 한화우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그럴듯한 명분 뒤에서 소액주주들을 헐값에 내쫓으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양측 갈등이 격화되면서 주가에도 직격탄이 이어지고 있다. 7일 한화우(1우선주)는 2.96% 하락한 4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고, 지난 4일 정리매매 시작 후에는 40.51% 급락하기도 했다.

한화 1우선주는 7월 15일 최종 상장폐지될 예정이지만, 소수주주들의 법적 대응 등으로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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