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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서 불성실공시법인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불성실공시법인은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제때 이행하지 못해 제재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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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거래소) |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상장사는 총 1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13건, 12월 11건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월 16곳에 비해서도 높아진 수준이다.
불성실공시법인은 상장기업이 자본시장법이나 거래소 공시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될 때 한국거래소가 지정하는 제재 조치다.
이런 지정을 받으면 투자자들에게 해당 사실이 공표되며, 1년 내 벌점이 15점 이상 누적될 경우 상장 폐지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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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자금 조달 관련 불성실공시가 두드러져
올해 1월 불성실공시 사례 중 유상증자 관련이 5건, 전환사채와 단기차입금 관련이 각각 2건을 차지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조달 공시가 증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의 불성실공시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퀀텀온은 유상증자 납입기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하는 등의 사유로 벌점 9.5점을 받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제주맥주와 셀피글로벌도 각각 전환사채와 유상증자 납입기일을 6개월 이상 미루면서 제재를 받았다.
옵트론텍과 한선엔지니어링은 단기차입금 증가를 뒤늦게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 명단에 올랐다.
특히 옵트론텍은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을 5개월 이상 2건이나 지연 공시했으며, 지난달 파산을 신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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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전기차 산업 침체의 영향도
특히 알멕의 경우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기존에 체결했던 대규모 공급계약의 규모를 크게 축소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당초 미국과 캐나다 기업들과 1000억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으나, 이후 계약 규모를 각각 70% 이상 축소 정정했다.
KS인더스트리는 제3자배정 대상자가 증자 대금을 미납하면서 유상증자를 백지화해 불성실공시법인이 됐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은 기업 수도 2023년 10곳에서 2024년 22곳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면밀히 관리하고,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신중한 공시 관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