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의장, 방만한투자 지적...SK그룹 내실경영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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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SK그룹은 주요경영진이 28일부터 29일까지 1박 2일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년 경영전략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달 22일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다.
SK그룹은 사업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미래 성장사업 투자 및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과 'SK경영관리시스템(SKMS) 실천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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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사진= 연합뉴스) |
이번 회의에는 최태원 회장,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30여 명이 참석한다.
◇ AI/반도체 등 투자재원 확충 위한 ‘운영 개선’, 포트폴리오 재조정
올해 회의는 기존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영전략회의'로 명칭을 변경하고 일정을 1박 2일로 늘려 경영 현안과 기업문화 관련 논의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SK 최고 경영진은 회의에서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과 방법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AI 시대를 맞아 향후 2∼3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생태계와 관련된 그룹 보유 사업 분야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논의 배경을 설명했다.
SK CEO들은 이를 위해 연초부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 강화와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통한 재원 확충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다. 운영 개선은 기존 사업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제반 경영 활동이다.
CEO들은 또한 배터리와 바이오 등 유망한 미래 성장 사업들의 운영 개선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내실 경영을 통한 투자 여력 확대와 질적 성장을 위한 전략과 방법론을 도출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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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사진= 연합뉴스) |
◇ 최창원 의장, 방만한투자 지적...SK그룹 내실경영으로 전환
SK가 경영전략회의를 앞둔 가운데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최근 한 내부회의에서 경영진을 향한 질책성 발언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근 고위 경영진과의 내부 회의에서 "SK에 검소하지 못하고 겸손하지 않은 태도가 자리잡고 있어 걱정"이라며 과거 원칙 없는 사업 확장으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경영진의 책임을 물었다.
최 의장은 "경영에는 기본 원칙만 있을 뿐 손쉬운 선택과 요행은 없다"며 경영의 기본을 강조했다.
SK그룹은 그린·바이오 사업에서의 공격적 확장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자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어센드엘리먼츠 투자 지분 매각하고 미국 버지니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매각 등을 검토 중이다.
최 의장은 그룹 내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열사 전반의 경영 실적을 들여다보고 있고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계열사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SK그룹의 계열사는 219개로 대기업 집단 중 가장 많은 상황이다.
또 최 의장은 "SK가 언젠가부터 SKMS 기본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며 방만한 투자와 무리한 사업 확장의 원인을 지적하고 다시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함을 강조했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느슨해진 그룹 내 문화를 바로잡고 SKMS 정신으로 재무장하자는 메시지가 강조될 예정이다.
SKMS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9년 처음 정립한 경영 철학으로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개정을 거듭하며 고도화되고 있다.
SKMS는 19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1980년 유공, 1994년 한국이동통신, 2012년 하이닉스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CEO들은 올해 지속 과제로 삼아 오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CEO 세미나 등에서도 SKMS 의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그룹 내 사업 구조조정 논의에 대해서는 이번 회의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사업 재편안이 논의될것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고 SK 비상경영의 핵심 원인인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방안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내실 경영을 통한 투자 여력 확대와 질적 성장을 위한 전략과 방법론을 도출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미 중인 최태원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를 찾아 협업 관계를 도모했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샘 올트먼 CEO를 만나 양사 간 협력 방안 및 급변하는 AI 기술과 산업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퍼스널 AI' 서비스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미 레드먼드 소재 MS 본사를 찾아 사티아 나델라 CEO와 양사 간 AI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유영상 SK텔레콤 CEO와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 등이 동행했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