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특수, 日 소재 업계 '호황'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06-19 09:01:01
  • -
  • +
  • 인쇄
(사진=덱서리얼즈)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관련 소재를 생산하는 화학 기업들이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9일 전했다.

 

AI의 진화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며, 이는 곧 첨단 소재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전자 기기 부품 제조업체인 덱서리얼즈는 관련 부품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후지쿠라와 아사히카세이 역시 새로운 공장 건설이나 설비 증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시장 수요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덱서리얼즈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소니 케미컬을 전신으로 하는 이 회사는 필름형 접합 부재와 반사 방지 필름 등 전자 기기 부품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광공학 분야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덱서리얼즈는 광반도체 기업인 교토 세미컨덕터를 인수, 2024년 기존 사업과 통합하여 덱서리얼즈 포토닉스 솔루션즈(DXPS)를 설립했다. DXPS는 데이터센터용 핵심 부품인 '포토다이오드'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포토다이오드는 서버 내부에서 전기 신호를 광 신호로 변환하는 데 필수적인 부품으로, 광통신을 통한 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 DXPS의 하야시베 카즈야 사장은 "다양한 국가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폭발적인 수요를 실감한다고 밝혔다.

DXPS의 2026년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약 100억 엔으로 예상되며, 덱서리얼즈는 DXPS를 중심으로 광반도체 관련 분야 매출액을 2029년 3월까지 150억 엔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야시베 사장은 "공장 가동률이 거의 100%에 달하지만, 수요가 너무 많아 모든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덱서리얼즈는 2024년 홋카이도 에니와시 제조 거점에 클린룸을 증설하고, 기존 셀 생산 방식에서 효율적인 라인 생산 방식으로 전환했다. 또한, 미야기현 도메시 공장에도 클린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 체제 개선을 통해 2025년 3월 말 데이터센터용 포토다이오드의 월간 생산량은 2024년 10월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덱서리얼즈의 신케 유쿠 사장은 "웨이퍼 사이즈 확대는 생산 능력 증강에 필수적"이라며 대형 웨이퍼 제조 설비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일본국내외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는 일본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2029년 295억 달러(약 4조 27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델로로 그룹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액이 2029년까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통신 환경 제공에 주력했지만, AI 기술 발전으로 대용량 정보의 신속한 처리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고성능 GPU 등 AI 반도체를 탑재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선 대기업 후지쿠라는 AI 데이터센터용 광섬유 케이블 등 관련 부품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5년 3월 연결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9793억 엔, 영업이익은 약 2배 증가한 1355억 엔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케이블을 담당하는 정보통신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2.4배 증가한 922억 엔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후지쿠라는 2026년 3월에도 케이블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쿠라 사업소(지바현 사쿠라시) 내에 광섬유 등을 생산하는 신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6~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지쿠라, 스미토모 전기공업과 함께 '전선 3사'로 불리는 후루카와 전기공업 역시 광섬유 케이블 관련 부품 제조 능력을 2026년 3월까지 2024년 3월 대비 5배 확대할 계획이다.

반도체 후공정 재료 분야 강자인 레조낙 홀딩스는 방열을 위한 열전도재와 적층에 사용되는 절연 접착 필름의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조낙 홀딩스의 AI 반도체용 재료 매출액은 2024년 12월 전년 대비 3배 증가했으며, 2025년 12월에도 전년 대비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카세이는 첨단 패키지에서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재배선층의 절연 재료로 사용되는 감광성 액체 수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시즈오카현에 신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용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도쿄 오카 공업은 반도체 칩 회로 형성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를, 도쿠야마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기판 세척에 사용되는 고순도 화학 약품 등을 생산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각 기업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기보다 빠른 속도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광전 융합' 기술과 저전력 소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GC는 반도체 후공정에 사용되는 기판을 기존 수지에서 유리 기판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리 기판은 수지 기판에 비해 미세 가공이 용이하고, 발열로 인한 뒤틀림이나 왜곡을 줄일 수 있어 전력 소비를 약 30%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절전화와 통신 속도 향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현재의 수요 확대에 대한 대응과 함께 차세대 소재 연구 개발의 성과가 각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주요기사

혼다(7267 JP), 무게중심 이동 전동의자 출시...상업시설·병원 타겟 1000대 도입 목표2025.09.09
소니(6758 JP) 금융자회사, 일본 첫 '부분 스핀오프' 상장...최대 1000억엔 자사주 매입 계획2025.09.09
일본 이시바 총리 사퇴...닛케이 4만3600엔 돌파2025.09.09
일본 4~6월 GDP 2.2% 성장, 폭염 특수로 개인소비 급증...7~9월은 마이너스 예상2025.09.09
리비안(RIVN.O), 'R2' 출시 준비 앞두고 구조조정..."정부 보조금 축소 타격"2025.09.09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