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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이부)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이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9일 화장품 매장을 시작으로 부분 재개장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9일 전했다.
이번 개장은 당초 계획보다 약 6개월 늦어진 것으로, 백화점에서 탈피한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출발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이부 운영사인 소고·세이부는 8일, 언론을 대상으로 본점 리뉴얼 개장에 앞서 사전 공개 행사를 열었다. 리뉴얼된 매장 절반은 가전 양판점 요도바시 홀딩스가 임차해, 화장품·명품·식품 중심의 매장 구성을 갖췄다. 이는 전통적인 백화점 구조에서 벗어나 ‘일상과 프리미엄 쇼핑의 융합’을 시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데라오카 야스히로 세이부 이케부쿠로 점장은 “오랜 기다림 끝에 준비를 마치고 고객을 맞이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문을 연 화장품 매장에는 프라다, 디올 등 47개 고급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12월에는 향수 매장까지 개장해 일본 최대 규모의 뷰티 공간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세이부 측은 3년 내 매출을 45%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새 단장을 마친 매장에는 미용 이벤트 공간과 브랜드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특히 20~30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팝업 스토어 운영도 계획 중이며, 명품 매장으로의 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전략이 함께 추진된다. 지하 2층부터 8층까지의 전체 매장은 2026년 전면 개장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리뉴얼은 소고·세이부가 2023년 세븐&아이 홀딩스에서 미국 투자펀드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으로 매각된 이후, 요도바시와의 협업을 본격화하면서 이뤄졌다. 류징 포트리스 일본법인 대표 겸 소고·세이부 대표는 “요도바시는 가전뿐 아니라 유아용품까지 폭넓게 취급해 이케부쿠로에서 일상과 프리미엄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4년 가을, 소고 치바점에 요도바시가 입점한 이후 젊은 남성과 가족 단위 고객의 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세이부는 화장품, 명품 등 핵심 분야에 집중하고 외상 구매 고객 유치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구치 히로토 사장은 “외상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향후 전체 매출의 30~40%를 담당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2024년 9월 기준 면세 매출 비중은 전체의 8% 수준에 그쳤지만, 데라오카 점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시세이도는 외국인을 위한 간이 휴식 공간을 마련했고, 도쿄도 조사에 따르면 이케부쿠로 방문 외국인 비율은 츠키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면세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일본백화점협회는 외국인 수요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은 당초 2025년 여름 전관 재개장을 목표로 했으나, 인테리어 공사 지연 등으로 일정이 반년 정도 밀린 상태다. 리뉴얼 기간 중 고객 이탈도 발생했다. 같은 기간 JR이케부쿠로역 맞은편에 위치한 도부 백화점은 오히려 매출이 약 2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도쿄도 기타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은 “리뉴얼 기간 중 매장 동선이 복잡해 발길이 뜸해졌다”고 했고,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에서 온 60대 여성은 “리뉴얼 후 편리성이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데라오카 점장은 “무엇보다도 지역 고객을 만족시키고 기존 고객을 되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이번 화장품 매장 개장이 ‘탈백화점’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