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밀린 일본 조선업, 해운–조선 연대로 반격 나선다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11-27 12: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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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쓰이 상선)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해운 대기업 3사인 니혼유센(9101 JP), 상선미쓰이(9104 JP), 가와사키기선(9107 JP)이 차세대 선박 개발을 위해 조선 대기업과 손잡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전했다. 

 

이마바리조선과 미쓰비시중공업(7011 JP)이 공동 출자한 선박 설계사 ‘마일즈(MILES)’에 세 회사가 자본 참여하는 방식으로, 해운·조선업계가 일체가 된 공급망 구축에 나선 것이다. 중국·한국에 밀려 쇠퇴한 일본 조선 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노린 움직임이다.


해운업계와 조선업계가 자본 단계에서까지 연계해 선박 개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운 3사의 출자 대상인 마일즈는 현재 미쓰비시중공업이 51%, 이마바리조선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마바리조선의 지분 일부를 해운 3사에 넘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세 회사가 균등한 비율로 참여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지난 2013년 LNG 운반선의 설계 및 판매를 목적으로 출범한 마일즈는 최근 환경부하가 적은 LNG·메탄올·암모니아 연료 추진선과 이산화탄소(CCS)용 액화 CO₂운반선 등 차세대 선박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그간 해운 3사와 미쓰비시중공업 자회사, 이마바리조선,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 그리고 두 회사가 공동 출자한 일본십야드(Japan Shipyard) 등 7개사는 액화 CO₂ 운반선 개발을 중심으로 협력해 왔다. 이번 출자를 계기로 실용화 작업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해운 3사는 마일즈를 일본 조선 설계의 ‘공통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차세대 선박 설계에 해운사들의 요구를 집약하고, 다양한 선종으로 공동 개발 범위를 넓혀 국내 조선사로의 판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설계 표준화를 통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일본 조선 산업 전체의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현재 상선은 선주·해운사의 사양에 따라 조선사가 ‘맞춤 제작’하는 구조여서 생산 효율성 제고가 쉽지 않았다. 표준 설계 기반이 마련될 경우 일본 조선업계는 대량 생산 체제를 확보해 중국·한국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과 조선업 간 연계도 강화된다. 니혼유센은 마일즈 출자와 함께 일본 자국내 조선소에 대한 우선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액화 CO₂운반선의 자국내 조달을 유력하게 보고 있으며, 중단된 LNG 운반선의 일본 발주도 가능성을 탐색 중이다. 

 

니혼유센은 선대를 2028년까지 약 40% 확대해 총 130척 규모로 키울 방침으로, 그동안 중국·한국에 집중됐던 발주처를 일본으로도 일부 이전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조선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21일 발표한 경제대책에서 선체를 경제안보추진법상 특정중요물자로 지정하고, 2035년까지 조선 건조량을 2024년 대비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0년간 1조엔 규모의 민관 기금도 조성한다.

일본정부 지원에 힘입어 “산업 활성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소가 타카야 니혼유센 사장)는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본 조선 산업은 1970~80년대 세계 건조 점유율 50%를 차지했으나, 이후 한국·중국에 밀려 2024년에는 약 10%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대 요인으로는 설계 표준화의 지연이 지적된다. 중국이 상하이 선박연구설계원(SDARI)으로 설계 기능을 집중하며 생산 효율을 끌어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업계는 이번 ‘해운–조선 일체화’ 전략을 계기로, 과거의 분업 구조를 뛰어넘는 ‘올 재팬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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