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성장축 흔들…2027년 현지 공장 가동으로 대응
![]() |
(사진=이스즈자동차 제공)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1일부터 중대형 트럭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철강, 자동차, 구리, 목재에 이어 트럭까지 대상에 포함되면서 일본 상용차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의하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이스즈자동차다.
이스즈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하는 트럭 중 약 40%를 일본에서 완성차 형태로 수출하고 있다.
북미를 고수익 성장시장으로 육성해 온 만큼, 이번 조치가 실적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중대형 트럭에 대한 사전 조사를 개시했으며, 이번 서명으로 발동이 확정됐다.대상은 차량 총중량 4.5톤~11.7톤의 중형 트럭과 그 이상급의 대형 트럭이다.
이스즈는 2025년 3월 회계연도 기준 북미 시장에서 약 2만7,000대의 트럭을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약 1만대 이상이 일본에서 완성차 형태로 수출된 중형 트럭이다.
대부분이 새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스즈 트럭에는 이미 15%의 상호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회사 측은 2026년 3월기 기준 관세 부담액을 최대 140억 엔으로 추산했으나, 이번 추가 관세로 비용이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관세 대상은 완성차뿐 아니라 트럭 부품까지 확대됐다. 이스즈는 일본에서 부품을 수출해 미국 미시간주 현지 위탁 공장에서 트럭을 조립해 왔지만, 부품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현지 조립 생산의 채산성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3월기 기준 이스즈의 북미 매출은 2,793억 엔, 전체 매출(3조 2,080억 엔)의 10% 미만에 불과하다.
그러나 북미는 이익률이 높은 전략 시장인 만큼, 회사는 타격 최소화를 위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스즈는 2027년부터 미국 자사 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17일 열린 기공식에서 카타야마 마사노리 회장 겸 CEO는 “현지 공장을 통해 부품 조달 등 대응 수단이 늘어날 것”이라며 관세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히노자동차 역시 미국에 부품을 수출해 현지 조립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트럭 부품에는 이미 1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유럽 주요 상용차 업체들도 대부분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부품 의존도가 높아 관세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스웨덴의 볼보그룹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트럭을 현지 공장에서 생산 중이며, 독일의 다임러트럭과 폭스바겐(VW) 산하 트라톤도 미국 및 멕시코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다만, 잇따른 관세정책으로 미국 트럭 수요가 위축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볼보는 올해 1~9월 북미 판매가 전년 대비 10% 감소한 17만9,429대로 집계됐으며, 연간 판매 전망을 기존보다 1만 대 줄인 26만5,000대로 하향 조정했다.
다임러트럭의 북미 판매도 39% 급감(3만225대)했다. 업계에서는 보호무역 강화가 미국 내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볼보의 마틴 룬드스테드 CEO는 “북미의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