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퇴직자가 PC 통째로 반출…국회 지적까지 45일간 '깜깜'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6 0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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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국가보안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퇴직 예정 연구원이 연구용 컴퓨터를 무단 반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항우연은 국회의원의 지적이 있기 전까지 한 달 반가량 이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보안 관리 체계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더불어민주당)실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퇴직한 항우연의 한 책임연구원은 퇴직을 약 2주 앞둔 8월 16일 주말에 외부인인 남편과 함께 본관 건물에 들어와 자신이 쓰던 컴퓨터와 모니터 등을 외부로 가져갔다.

나급 국가보안기관인 항우연은 외부인 출입과 물품 반출을 엄격히 통제해야 하지만, 당시 별다른 제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항우연은 이 같은 사실을 45일 동안 전혀 인지하지 못하다가, 지난 9월 30일 최 의원실의 관련 질의를 받고서야 처음으로 PC 반출 정황을 파악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항우연은 내부 보고를 거쳐 이달 2일에야 상급 기관인 우주항공청과 국가정보원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으며, 지난 14일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항우연에서는 최근 몇 년간 보안 사고가 끊이지 않아 이번 사건이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연구원 4명이 기술자료를 무단 열람한 의혹으로 감사를 받았고, 올해 3월에도 다른 연구자가 기술유출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 측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민희 의원은 "내부 직원이 외부인을 동행해 연구용 PC를 반출했음에도 국회가 지적하기 전까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항우연이 사실상 보안 무풍지대였다는 방증"이라며 "반복되는 보안 사고는 관리 부실과 보안 불감증이 낳은 필연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우연 보안업무규정 제4조는 기관장의 보안책임을 명시하고 있다"며 "잇따라 발생하는 보안 사고에 대해 원장은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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