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선 부정적 시각..."성과 가시화 시간 소요"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긍정적인 면이 상쇄 [알파경제=김우림 기자] 한화그룹이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사명 변경을 완료했다.
최근 2조원 규모의 대규모 증자를 발표하고, 향후 2조원 투자를 통해 방산, 친환경, 해상풍력, 스마트야드 등 미래 행보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증자 발표에도 한화오션은 시장 예상과 달리 이례적으로 4거래일 주가가 14.3%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증자에 따른 부정적인 면보다는 미래 신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크게 반영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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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내 한화오션 부스에 전시된 장보고-III 모형. (사진=한화오션) |
◇ 해상풍력 및 초격차 방산 인프라 구축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 계열사는 지난 5월에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2조원을 투입해 한화오션 지분(48.16%)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도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하는 방식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등이 지분율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결국 올해에만 총 4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한화오션은 조달 자금 2조원을 ▲초격차 방산 9000억원, ▲친환경/디지털 선박 6000억원, ▲해상풍력 2000억원, ▲스마트야드 3000억원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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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
투자를 통해 2040년까지 전사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 이상의 체력을 목표로 했다.
동종업계에 비해 부진했던 친환경/디지털 전환 투자를 가속화하고, 해상풍력 등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며 강점인 방산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목적이다.
◇ 증권가에선 부정적 시각...성과 가시화 시간 소요
유상증자 발표 후 증권가에서는 기업 가치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회수 시점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 회수 시점이 2027년 이후가 본격적인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금 조달 효과를 감안하여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에는 먼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초격차 방산 중 수상함과 잠수함 시설투자는 2029년부터 캐파 확대 효과가 발휘돼 이를 밸류에이션에 반영하기 어렵다"며 "초격차 방산을 응원하지만 그 시점이 멀어서 가치를 벌써 반영하기엔 문제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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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CI. (사진=한화오션) |
◇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긍정적인 면이 상쇄
하지만 지난 23일 2조원 규모의 대규모 증자 발표 이후 4거래일 주가는 14.3% 급등했다. 이례적인 결과다.
우선 주가 상승은 MSCI 편입 효과가 한몫했다. 신한 리서치 퀀트 담당은 "확실한 시점 산정은 어렵지만 통상 리밸런싱 5거래일 전부터 반영되며 8월31일이면 매수가 거의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화그룹 계열사 48.16%와 산업은행 지분 27.55%, 일부 은행권 지분을 감안하면 유통주식은 20% 내외에 불과하다는 점도 우려를 불식시켰다.
우리사주 20%와 계열사 지분을 합하면 증자의 절반가량을 그룹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한화오션 투자에 대한 그룹사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자에 따른 자금 투자는 투자 시계열이 길고 당장의 기업가치 반영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친환경, 방산 사업 확장 방향성에 대한 동의"라며 "조선업 회복 국면에서 재무구조 개선은 시간 문제고, 조선업은 과거 경기 사이클 관점에서 신성장산업으로의 전환 시기이며 관련 투자는 신시장 개척의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알파경제 김우림 (anarim89@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