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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외식업소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맥주 가격이 장기간 이어진 하락세를 마감하고 상승세로 전환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소주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1%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간 지속된 하락세에서 벗어난 것이다.
외식 맥주 가격도 같은 기간 0.5% 오르며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소매점에서 파는 소주와 맥주 가격 역시 각각 0.1%, 3.1% 올랐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외식 소주 가격은 2005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9년 1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외식 맥주는 1999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무려 25년간 중단 없이 올랐다.
최근 하락세는 극심한 소비 침체에 맞선 자영업자들의 생존 전략에서 비롯됐다. 메인 메뉴 가격은 식재료비와 인건비 부담 때문에 쉽게 내리기 어려워 마진율이 높은 주류에서 할인을 단행한 것이다.
일부 음식점은 '소주 1병 무료', '맥주 반값' 등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이런 '미끼 전략'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물가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서울의 경우 소주 가격이 지난해 6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2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8.8% 급락했다. 부산에서는 작년 3월부터 약 1년간 하락세가 지속됐다가 올해 3월 상승 전환했다.
업계는 이번 가격 반등을 할인 전략의 한계와 소비심리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로 100 이하로 급락한 뒤 올해 4월 93.8에서 6월 108.7로 석 달 연속 개선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업체별로 영업 프로모션을 위해 술값을 할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통상 1∼2개월인 행사 기간이 이번에는 상당히 길게 이어졌다"며 "최근 이런 할인이 정상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극한 경쟁에서 버티지 못한 한계 업체들의 폐업도 가격 정상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호프주점은 2만1000891개로 1년 전보다 1982개 감소했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